우리나라 중견기업은 중소기업 졸업과 동시에 세제·판로개척·인력수급 등에서 77개 정부 지원이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지원 절벽'에 직면한다. 대신 대기업에 준하는 20개의 새로운 규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인지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06~2011년 연평균 73개 중견기업이 인력을 줄이거나 지분구조 변동 등 인위적인 방식으로 중소기업에 다시 복귀했다. 국내 산업을 받쳐주는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해야 할 중견기업이 경쟁력을 키우기는커녕 성장을 기피하는 길을 택하는 형편이다.
이런 악순환을 끊으려면 중견기업과 정부 모두 바뀌어야 한다. 중견기업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투자 확대 등 자구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견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R&D집중도)은 2.29%에 지나지 않는다. 대기업(2.92%), 중소기업(7.05%)보다 낮은 편이다. 정부도 가업승계에 대한 상속세 부담 완화 등 중견기업들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해나가기 바란다.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가 제대로 구축돼야 국가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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