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 나들이] GM '캐딜락 올뉴 CTS' 순간 가속 뛰어난데다 코너주행 탁월…'가죽 대시보드' 장인손길 느껴지는듯 리스본(포르투갈)=김성수기자 sskim@sed.co.kr SF영화 ‘매트릭스2 리로디드’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여주인공 트리니티가 미래형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장면을 쉽게 잊지 못한다. 이 영화에 등장한 차량이 바로 캐딜락의 CTS이다. 지난달 말 2008년형 올뉴(All New) CTS를 직접 만나기 위해 포르투갈 리스본을 찾았다. GM 측이 마련한 인터내셔널 론칭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올뉴 CTS는 미래형 콘셉트카 그 자체였다. 출시 당시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자동차 마니아들의 눈길을 모았던 1세대보다 한층 더 강인한 면모를 보이며 캐딜락 특유의 카리스마를 물씬 풍겼다. 수직구조의 각진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다이아몬드를 정교하게 커팅한 듯한 이미지를 자아냈으며 프런트 펜더에 자리한 에어 덕트는 디자인과 기술의 결정체로 비춰졌다. 인테리어 역시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1세대 CTS는 혁신적인 외관에도 불구하고 인테리어에서는 다소 투박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지만 2세대는 완전히 변했다. 송풍구와 계기판은 캐딜락 본래의 특징인 수직구조를 채용했지만 한층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조종석의 느낌을 살리고 있었다. 인스트루먼트 패널 사이에 숨겨진 LED 조명과 앞 좌석 밑에 자리한 은은한 백라이트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자아냈다. 특히 장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가죽 대시보드는 메탈릭 마감재와 함께 차의 품격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매트릭스의 주인공이 될 차례. 주행코스는 유라시아대륙의 동쪽 끝 해안가와 리스본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땅끝 마을로 알려진 로카(Roca)곶을 지나 서핑 대회가 열린다는 카스카이스 해변가를 달렸다. 육중해 보이는 몸매에도 불구하고 출발은 날렵했다. 무턱대고 튀어나가지 않으면서도 운전자의 조급함을 십분 이해한다는 듯이 빠르게 반응했다. 3.6리터 직분사 V6 VVT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37.8㎏ㆍm의 파워는 고속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든든한 배기량을 갖춘 만큼 순간 가속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았으며 후륜구동 방식이다 보니 고속에서는 더욱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과시했다. 특히 코너 주행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서스펜션의 견고함과 스티어링 시스템의 뛰어난 응답성, 수동 조작이 가능한 6단 변속기 등은 아무리 급격한 코너에서도 차체를 가뿐하게 돌아나가도록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신형 CTS의 바퀴 사이 거리가 기존 모델보다 50㎜ 커졌다는 점도 주행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요소였다. 특히 서스펜션은 역동성을 강조한 유럽차의 딱딱함과 정숙성을 내세운 일본차의 부드러움을 한꺼번에 내재한 듯 핸들링 감각을 살리면서도 안락함도 만족시켜줬다. 차창 밖의 시선도 시험주행의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포르투갈에서도 신형 CTS의 디자인은 혁신적으로 비쳐졌을 듯하다. 하지만 부드러운 곡선과 근육질 외관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에게 한발 앞선 듯한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얼마나 호소력 있게 다가갈지 의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올뉴 CTS는 내년 1월께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딜러망 월말까지 대폭 확충 한국서 옛 영광 되찾을 것" 짐 테일러 캐딜락 총괄책임자 "한국은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 자동차 시장입니다. 캐딜락은 새 모델을 속속 선보이며 한국에서도 캐딜락의 르네상스를 재현할 것입니다." 지난달 23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만난 짐 테일러 캐딜락 총괄책임자(General Manager)는 "모든 캐딜락 신차종에는 업계 최초의 신기술을 2가지 이상 적용한다는 GM의 글로벌 전략 아래 한국에서도 캐딜락의 입지를 굳혀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 1월께 한국에 선보일 중형 세단 올뉴(All New) CTS는 이미 출시된 STS와 더불어 점유율 향상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한국과 일본ㆍ중국 등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의 캐딜락 판매량은 총 5,574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4% 성장했지만 중국 시장 비중이 전체의 89.5%(4,992대)에 달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의 판매는 아직 미미하다. 그의 언급은 신형 CTS와 STS 등 신차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캐딜락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 표명인 셈이다. 테일러 대표는 이를 위해 영업력을 뒷받침할 딜러망 확충 계획도 밝혔다. "이달 말까지 분당과 일산 등 5곳에 새로운 전시장을 여는 등 딜러망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 특히 이들 전시장을 캐딜락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게 단장해 '혁신적 기술과 정교한 장인정신의 현대적 부활'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입력시간 : 2007/11/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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