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준비은행(RBI)이 기준금리인 재할인금리를 3년 만에 인하했다.
RBI는 두부리 수바라오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재할인금리를 종전의 8.5%에서 8.0%로 0.5%포인트 낮췄다. 인도가 금리인하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4월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시장에서도 인도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제기돼왔으나 인하폭은 시장에서 예측한 0.25%포인트의 두 배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RBI가 그동안 금리인하에 신중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인하폭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RBI는 그동안 인플레이션 우려 탓에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이었으나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더 커지면서 이 같은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RBI는 이날 성명에서 "금리인하는 성장률이 위기 이전 수준보다 둔화됐다는 판단에 기초한다"며 "다만 성장률 악화는 미미한 수준이고 가격상승 압력도 존재하므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앞서 2010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13차례 인상했으며 최근 3개월 동안 연 8.50%에서 금리를 동결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가장 낮은 6.1%에 그치고 인도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감소와 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기부진 등 국내외 여건이 악화하자 인도 국내에서는 금리인하를 통한 내수진작 요구가 거세졌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4분기 9.4%를 기록한 뒤 7분기 연속 둔화 추세를 나타냈다"며 "물가상승을 잡겠다면서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 기준금리를 3.75%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이 경기부양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금리인하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가도 못 잡고 경기부양에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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