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필승’ 건배사 놓고 여야 또 충돌…탄핵부른 노통 발언과는 어떻게 다른가
부적절한 건배사에 불과한가, 아니면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인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11일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를 놓고 또 크게 충돌했다. 전날 행자부를 대상으로 한 국감이 파행한 데 이어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벌인 국감에서도 여야는 똑같은 문제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인사말 후 국감장에서 퇴장하는 이인복 중앙선관위원장을 불러 세워 정 장관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선관위의 조사 결과 발표 날짜가 7일에서 14일로 돌연 연기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 위원장은 “위원들이 조사와 연구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 14일로 조정했다”고 해명한 뒤에야 회의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여야는 이어진 질의에서도 팽팽히 맞섰다. 임수경 새정연 의원은 김용희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에게 “공정하고 엄정하게 판결하라”고 촉구했고 정 의원은 “선관위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반면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정 장관은)자발적으로 한 게 아니라 의원들의 요청을 받고 건배사를 하게 된 것”이라며 “또한 공개된 장소가 아닌 새누리당 의원연찬회에서 건배사를 해 선거법 위반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조 의원은 앞서 열린 대책회의에서는 탄핵으로 이어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4년 발언과 정 장관 발언을 비교하며 정 장관에 대한 방어막을 쳤다.
조 의원은 ‘국민들이 지지해주길 기대한다. 열린우리당 표 줄 수 있으면 합법적인 모든 걸 다하고 싶다”(2004년 2월 24일 기자회견)는 노 전 대통령 발언과 ‘나는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지한다’(6월4일) 발언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반복적이고 의도적으로 선거법을 어기는 발언을 한 것이고, 반면 정 장관 발언은 총선 때 새누리당이 이기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14일 정 장관과 최경환 부총리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새정연은 선관위 발표와 상관없이 14일 두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건배사로 ‘총선 필승’을 외쳤고, 최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 동향 보고’에서 “내년 3% 잠재성장률을 달성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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