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논리가 지배하는 여의도 정치에서 벗어나 정책대안을 앞세우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1번으로 18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달게 된 이용경(65ㆍ사진) 당선인은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갖고 정치 신인으로서 이 같은 의정활동 각오를 밝혔다. 이 당선인은 “카이스트에서 강의할 때 ‘어떻게 CEO가 될 수 있나’라는 학생들의 물음에 ‘월급 등 작은 것보다 큰 틀에서 미래 지향적인 방향인지를 보라’고 충고했는데 창조한국당을 선택한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정보통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서울대와 미국 버클리대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한 엔지니어로서 AT&T 벨연구소 책임연구원 등을 거쳐 2002년 민영화된 KT의 초대 사장을 지냈다. 당시 KT의 사외이사였던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 당선인은 문 대표에 감명받아 자청해서 창조한국당에 합류했다. 유한킴벌리 사장 재직 때 4일 일하고 4일 쉬도록 하는 4조2교대 근로방식 등 문 대표의 ‘사람 중심 경영’에 마음이 이끌린 것이다. 이 당선인은 “경제 살리기의 초점을 규제완화에 맞춘 것은 잘못”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기업 친화적인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표방하며 규제철폐에 나선 일에 불만이 많다. 그는 “그런 규제 안 없애도 대기업은 투자할 데가 엄청 많은데 왜 그런 일(대기업 위주 규제완화)부터 신경 쓰는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지만 정작 대기업 활성화는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생필품 50개의 가격관리를 위한 이른바 ‘MB(이명박)지수’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MB지수 중 하나인 통신비 인하와 관련 “위험한 발상”이라며 “시장경제를 하겠다는 분이 어떻게 민영화된 통신사의 요금을 내리겠다고 합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업체들끼리 경쟁을 활성화하면 자연히 요금이 내려가게 된다”며 기업자율에 맡길 것을 주문했다. 오히려 정부는 담합을 막는 등 시장질서를 바로 잡는데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18대 국회가 열리면 방송통신상임위에서 일하고 싶다는 그는 최근 권한이 커진 방통위를 두고도 우려를 나타냈다. “위원회는 가이드라인 역할만 하는 게 맞는데 마치 행정부처 같아요. 위원회라는 이름에 맞지 않죠.” 지금대로라면 방통위가 매체산업을 육성하기보다 업계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험에서 비롯된 그의 판단이다. 비례대표 2번인 이한정 당선자의 구속으로 당이 어수선한 것과 관련 그는 “우리 당은 오직 정책을 갖고 참신한 정치를 하겠다고 나왔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초심으로 돌아가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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