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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줄도산 위기

美·中·日등 올 발주량 격감·자금난 겹쳐<br>정부자금 지원도 기대 힘들어



전세계 조선사들이 주문량 격감과 자금난으로 올해 줄줄이 파산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망했다. 경기 침체로 조선사들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일감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사이 전세계에서 신규 발주 조선량은 2,880만DWT(재화중량톤)으로 호황기였던 2007년(2억7,200만DWT)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예전에 수주해 놓은 일감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사라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물류량이 줄어들면서 놀리는 배가 늘어나자 선주들이 기존 발주 물량을 취소하고나 인수 시기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도산사태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해 한국에서 3개의 조선사가 무너졌으며 중국에는 중소업체 여러 곳이 쓰러졌다. 일본에서도 3곳의 조선업체가 도산했으며 노르웨이와 미국에서도 파산하는 업체가 등장했다. 덴마크 유일의 조선소 또한 문을 닫았다. 지난해 6월 파산한 독일의 웨던조선의 파산관리인인 마크 오데브레히트는 "다른 조선사 전망도 어둡다"면서 "조선 업종만큼 문제가 많은 업종은 없을 것이다. 조선산업은 중병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주문 격감과 자금 부족으로 조선소 신규 건설이 폐기되거나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완공 예정인 중국 조선소들 역시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설비 과잉사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호황기 때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증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가동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은행들은 장래가 불안한 조선 업체에 신규 대출을 더 이상 해주지 않으면서 자금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경제발전과 협력을 위한 모임의 사무총장인 대니 스코페치는 "이곳 저곳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정부의 자금 지원 또한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각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에는 수천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조선사 지원은 소극적이다. 현재의 설비 과잉상태에서 섣불리 지원했다가는 밑 빠진 독에 물 붇기가 될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써는 경기의 근본적인 회복이 유일한 해결책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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