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뒷얘기서 주요장면까지… 뮤지컬 뜨거운 사전 마케팅戰
블로그·홍보영상·쇼케이스 통해 톡톡 튀는 홍보로 관객 사로잡아
작품 내용으로 가상 신문 연재… 원작 웹툰 소개 등 '예습' 유도
유튜브서 몰래카메라 공개도
|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블로그 ''잃얼사진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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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유린타운 쇼케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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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난쟁이들''의 뮤직비디오 ''끼리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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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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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도 되지만, 알고 보면 더 재밌다. 작품 뒷이야기부터 배우별 캐릭터와 주요 넘버까지. 최근 주요 뮤지컬이 공연 관련 정보를 기발한 방식으로 개막 전 공개하며 사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명성황후의 사진이 한 장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에 착안한 팩션 사극이다. 임오군란과 명성황후 의대장례, 김옥균의 갑신정변, 을미사변 등 역사 속 실제 사건이 녹아 있는 이 작품은 인터넷 블로그를 통한 톡톡 튀는 정보 제공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잃얼사진관'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7월 15일 오픈한 블로그는 연습실 스케치, 배우 인터뷰, 작품 속 역사 사건을 각각 이 주의 스페샬, 잃얼 속 이야기 코멘터리, 역사저널 그 씬 등의 코너로 소개하고 있다. 서울예술단은 지난 7월 공연한 '신과함께 저승편'에서도 '저승타임즈'라는 이름의 블로그로 주목받은 바 있다. '49일 동안 7개 지옥에서 재판받는 과정'을 그린 작품의 특징을 살려 매주 1개씩 7개의 관문을 정리하고 원작 웹툰도 소개해줘 관객에게 야무진 예습 자료가 됐다. 김덕희 서울예술단 공연기획 팀장은 "서울예술단이 올리는 작품이 주로 역사나 한국적인 소재를 다룬다"며 "관객은 물론 일반인도 알아두면 유익할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올 초 공연한 뮤지컬 '난쟁이들'도 인터넷을 활용한 '시리즈 홍보'로 창작 초연작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난쟁이들은 출연진이 등장하는 3~4분 분량 미니 드라마·인터뷰·시트콤·몰래카메라 5편과 대표 넘버 '끼리끼리'의 뮤직비디오를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홍보 영상 속 B급 코드가 입소문을 타며 뮤직비디오는 개막도 전에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 관객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기획을 통한 정기·반복 노출인 데다 모바일·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뮤지컬 주 관람층인 20·30대에 효과적인 마케팅이 됐다는 분석이다.
인터파크의 '월요 쇼케이스'는 사전마케팅 경쟁과 맞물려 론칭 5개월여 만에 '개막 전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공연업계 휴일인 월요일 인터파크가 운영하는 주요 공연장(대관료 무료)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를 통해 뮤지컬 영웅·로기수·쓰루더도어·유린타운·베어더뮤지컬·아리랑·마차타고 고래고래가 개막 전 관객을 만났다. 쇼케이스에서 주요 장면과 넘버가 공개되는 만큼 관객은 이 '맛보기 공연'에서 쏠쏠한 정보와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이 밖에 내년 재연을 앞둔 '살리에르'가 오는 10월 '리멤버 콘서트'를 열어 새 넘버를 선보이는 등 마니아 관객층이 두터운 재연 작품을 중심으로 한 뮤지컬 콘서트도 등장하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지난해 세월호에 이어 올해 메르스 여파로 공연 시장이 위축되면서 인기 배우의 음원이나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하는 것만으론 관객 모집에 한계가 있다"며 "개막 전 관객이 흥미를 넘어 호감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한 제작사별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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