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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중국에서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개봉 첫 주 82억원의 흥행수익을 올렸다. 이는 중국이 수입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역대 최다 관객을 모은 현빈·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의 개봉 첫 주 수익(약 77억 원)을 뛰어넘는 수치로, 앞으로 흥행에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JYP엔터테인먼트 자회사 JYP픽처스가 한중 합작영화 '네 손을 잡고 싶어'(가제)의 5월 촬영을 앞두고 배우 캐스팅 단계에 들어갔다. JYP픽처스는 지난해 중국 국영 공연제작사 동방연예그룹과 영화 공동 제작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제작비는 공연제작사(중국)가 전액 투자하고 JYP픽처스는 영화 제작 노하우를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찰리우드'(중국(China)과 할리우드(Hollywood)를 합성한 말) 에 한국 영화 및 기업들의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설국열차'처럼 완제품 수출만 있는게 아니다. 한중 합작 형태로 중국의'스크린쿼터'(해외에서 제작된 영화는 연간 64편 상영으로 제한) 만리장성을 피해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시장을 겨냥해 자체 기획, 투자한 '이별계약'으로 한중 합작영화 사상 약 2억 위안(370억원)이라는 최고 수익을 달성한 CJ E&M은 올해 역시 한중 합작 프로젝트로 장윤현 감독의 '평안도', 박광현 감독의'권법', 박광춘 감독의'러브앤란제리'등 세 편의 영화를 내리 기획 중이다.
이처럼 '찰리우드'를 향한 한국 영화 및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진 데에는 세계 영화 시장 성장세를 이끌 정도로 중국 영화 산업이 급격히 세를불리고 있기때문이다. 미국영화협회(MPPA)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북미(미국·캐나다) 박스오피스 티켓 판매율이 1% 성장으로 그친 데 반해 중국은 36% 티켓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최근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문화 향유 욕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국 내 소비 현상과 맞물려 영화관 및 스크린 수도 2009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금도 하루 13개 꼴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스크린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관객 증가세도 가파르다. 2008년 2억981만여 명이 극장을 찾았지만, 2012년에는 4억7,0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2018년 중국의 영화 티켓 판매액이 북미 시장을 따라잡고, 2023년이면 북미 지역 판매액의 2배를 넘어서며 '찰리우드'가 전 세계 영화 산업의 선두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예측이 뒤따른다.
한중 공동제작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사업부 김영구 주무는 "현재 중국 내 영화 관람 및 흥행 수익 스펙트럼 자체가 기존의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중심에서 벗어나 지방으로까지 한층 넓어지고 있다"라며 "향후 몇 년간 급격한 성장세가 예견되는 중국 영화시장의 이 같은 흐름을 어떻게 잘 타고 기민하게 대처하느냐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한국 영화 내수 시장을 넘어설 수 있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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