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재정개혁을 위해 117억달러의 정부 보유자산 매각을 추진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오는 10일 나렌드라 모디(사진) 정부가 출범 이후 처음 내놓은 2014년 4월~2015년 3월 예산안에 117억달러에 달하는 공기업 지분 매각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4년간 인도 정부가 매각한 공기업 지분 매각액과 맞먹는 금액이다.
매각 대상은 주요 에너지·철강 공기업 지분이다. 세계 최대 석탄 채굴기업인 '콜인디아(Coal India)'의 정부 지분 90% 중 10%를 우선 매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의 대표 철강기업인 '스틸오서리티 오브 인디아(SAIL)' 지분 5%도 매각 리스트에 올라 있다.
모디 정부의 자산매각은 재정적자를 줄이고 비효율적인 공공 부문 개혁을 위한 조치다. 또 최근 인도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비대한 공기업의 경영권을 아예 민간에 넘기는 수준의 개혁은 아직 불가능하다"면서 "일부 민영화된 회사의 지분을 파는 방식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인도 정부는 세수부족과 방만한 정부 지출, 저성장 등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가 7.64%에 달했으며 이후에도 매년 평균 5%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1·4분기 말 GDP 대비 4.85%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 말까지 4%대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 도이체방크는 "인도 정부가 자산매각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올해 재정적자를 추가 국채발행 없이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 처방은 될 수 없다. 재정적자의 가장 직접인적 원인은 세수부족이다. 인도의 세수는 GDP 대비 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4분의1에 불과하다. 낙후된 세금체계와 징수 시스템으로 세수가 제대로 걷히지 않기 때문이다. GDP의 2.3%에 달하는 비료, 연료, 식비 보조금 등 방만한 예산지출도 적자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이다.
이번 예산안에는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확대를 위한 방안도 일부 담길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세수확대를 위해 29개주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일반판매세 도입도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는 한 투자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예산안은 모디 정부의 미래를 보여주는 예고편"이라며 "만약 재정적자와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예산편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장이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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