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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 어!" 헛손질하다 순식간에 밑으로 사라져

■ 판교 야외광장 환풍구 덮개 붕괴 공연 관람객 27명 사상

협소한 장소에 700명 몰려 "좀 더 가까이서 구경하자"

한꺼번에 환풍구 덮개 위로 걸그룹 무대 내려가는 순간 쾅

"주변에 진입차단 시설 없었다" 주최측 안일한 대처 논란일 듯


17일 오후5시53분.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걸그룹 포미닛이 공연을 끝내고 무대를 내려오는 순간 환풍구 쪽에서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났다. 관람객이 환풍구 덮개 위에서 걸그룹의 공연을 관람하던 중 덮개가 사람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된 것이다. 이 사고로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2월17일의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가 난 지 정확히 8개월 만에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날 사고현장은 오후5시부터 테크노밸리 입주를 기념하기 위한 '2014년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로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했다. 그중 오후5~8시까지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이 다수 예정돼 있었고 이를 보기 위해 주변 직장인 등 700여명의 인파가 테크노밸리에 모여들었다.

이 가운데 인기 걸그룹 포미닛의 공연이 시작되자 문제가 발생했다. 지나가던 행인들까지 한꺼번에 이들을 보기 위해 무대 주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공연을 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일부는 가수를 좀 더 가까이 보려 무대 주변에 위치한 환풍구 덮개 쪽으로 올라갔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행사 진행자는 이들의 사고발생을 우려해 환풍구에서 내려오기를 바란다는 경고성 발언을 했다.

하지만 포미닛의 공연이 끝날 무렵 무게를 견딜 수 없던 환풍구는 그대로 무너졌고 그 위에 있던 25명은 20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2명도 다쳤다. 하지만 중상자들의 부상 정도가 심해 사망자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내다봤다.



분당경찰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 사상자 중 20~30대가 많았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일부 기업의 직원들이 공연을 관람하다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 밖에 어린 학생들도 다수 있었다고 주변 목격자들은 전했다. 공연장 인근에서 사고현장을 지켜본 조모(65)씨는 "환풍구 쪽에서 연기 같은 게 올라오기에 처음에는 담뱃불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쪽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어! 어! 어!' 하면서 손을 위쪽으로 헛손질하더니 앞으로 고꾸라지듯 하다가 밑으로 사라졌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현장에 있었던 한 남학생은 "오후6시가 조금 안 됐을 때 포미닛이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무대 오른쪽 계단 위 환풍구 쪽에서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가수가 내려오니까 환호하는 소리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학생은 또 "그런데 환풍구 주변에 사람들이 둘러서 있고 '사람이 빠졌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방대원들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사고 이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건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 4층으로 연결된 환풍구 안쪽 바닥으로 진입해 구조했다. 사고현장에 있던 조씨는 "소방대원이 환풍구 안을 살펴보고는 줄을 내렸는데 한참을 내려도 줄이 바닥에 닿지 않았다"고 말해 추락현장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짐작케 했다. 현장에 있던 일부 목격자들은 "환풍구 덮개 주변에 관람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이 없었다"고 전해 행사주최 측과 안전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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