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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경유 가스 파이프라인은 반만년만의 기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벨기에 브뤼셀에서 19~20일 개최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의 최우선 의제는 'EU 에너지동맹 구축'이었다. 그리스 위기,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긴급현안이 산적했음에도 에너지동맹 문제를 앞세운 것은 뜻밖이다. 에너지 독립과 효율화가 가장 화급한 과제라는 데 28개 EU 회원국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EU는 전 세계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지역이며 에너지 수요의 53%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하물며 기름 한 방울도 나지 않는 한국은 에너지 문제가 훨씬 다급하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1,436억달러(약 160조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원유(950억달러)와 가스(366억달러)가 1,316억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에너지 독립성과 효율화를 위한 대책을 속히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다행히 한국에는 '에너지 강국'의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15 에너지전략포럼'에서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러시아와 북한을 경유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해야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우리 동해가 북극 무역항로의 중심이 될 수 있다"며 "이는 반만년만의 기회"라고 역설했다. 최근의 저유가 또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주고 있다.



그러나 왠지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느낌이다. 북한 경유 한반도 파이프라인 건설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며 저유가 기회 역시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다가 반만년 만에 맞은 호기마저 영영 흘려보내고 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에너지 강국' 건설을 위해 거국적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에너지동맹 구축을 위한 EU의 초국적 노력을 강 건너 불 보듯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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