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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美경제 둔화 시작됐다
입력2006-03-26 17:49:25
수정
2006.03.26 17:49:25
전세계 주식과 채권시장에는 많은 우려들이 있다. 경제와 주식, 채권 붐을 주도한 유동성 급증이 소멸하려 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고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지역 중앙은행도 긴축정책을 시작했다. 일본은행(BOJ)조차 ‘제로 금리’정책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통화정책과 경제ㆍ주식ㆍ채권수익률간 상호작용은 매우 복잡한 모습을 띠고 있다.
금융시장의 우려감은 이유가 있다. 전쟁 이후 미국 경제는 자주 침체에 빠지고는 했다. 경기 하락은 두 가지 요인에 의해 나타났다. 그것은 유가 급등과 같은 외부 충격과 FRB의 과민 반응에 따른 금리 인상이다. 금리가 오르면 경제에 충격을 주고 주식시장은 하락한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이번에도 반복될까.
단기적인 대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축적된 유동성은 급격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더 중요한 점은 인플레이션이 완만하다는 것이다.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핵심 인플레이션은 2%를 밑돌고 있다. 경제는 냉각 국면이지만 양호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지출은 경제의 중추다. 미국 경제 성장의 75%는 소비자들로부터 나온다. 소비의 배후에 있는 더 중요한 요소는 주택경기다. 통계에 따르면 부동산에서 나온 수천억달러의 자금이 미국 소비를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의 꽃은 시들어가고 있다. 주택 공급은 집값 및 금리 상승으로 위축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미판매 주택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모기지 연체율 증가는 주택시장 둔화를 반영한다.
주택시장 둔화는 소비와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 해가 된다. 또 기업 부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지금껏 주택경기에 기반한 소비 증가가 기업의 이익과 현금 흐름에 도움을 줬다. 만약 소비자 지출이 둔화되면 기업은 고용을 줄이고 공장 및 설비투자를 축소할 것이다.
경제에 있어 좋은 소식은 경제 성장과 유가 변동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완만하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지수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노동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 중국 등과의 글로벌 경쟁도 물가와 노동 비용을 통제 가능한 수준에 묶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의 잠재적 위협을 무시할 수는 없다.
FRB는 긴축정책의 막바지에 근접했을까. 당장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의 가장 큰 걱정은 미래의 인플레이션이다. 경제에 인플레이션의 긴장이 남아 있는 한 FRB는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다. 아마 올해 적어도 두번 정도의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전망이다. 그러면 긴축정책의 종료 신호는 무엇이 될까. 경기 둔화가 가장 영향력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경기 둔화의 근본적 이유는 소비자들이다. 앞서 언급했듯 주택경기 둔화가 소비와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주택시장 둔화 과정은 이미 시작됐다.
FRB는 과잉 행동에 나설 것인가. 과잉 행동이 다시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RB 임원들도 이 같은 위험을 잘 인식하고 있고 과잉 상황을 피하려 애쓰고 있다. 일부 FRB 인사는 연방기금금리가 중립적 수준에 있고 핵심 인플레이션이 2%를 밑돌고 있는 만큼 FRB가 금리 인상에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중요한 점은 FRB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 앞서 소비가 둔화되고 저축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감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직 미국 경제는 그런 단계에 있지 않다. 중앙은행이 긴축 모드에 있는 한 주가는 많이 오르지 못한다. 경기 사이클의 초반에 중앙은행은 경제에 유동성을 쏟아붓는다. 일부 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주가가 오른다. 반대로 긴축정책은 주식시장에 상처를 입힌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미리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시장이 FRB의 긴축정책 종료가 가까워졌다고 인식하면 주가는 상당히 오를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채권수익률은 하락하며 주식시장을 도울 것이다.
앞서 말했듯 경제는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일부 관점에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멈출 수도 있다. 채권수익률 상승세도 멈출 것이다. 이럴 경우 주식시장에는 상승 잠재력이 생긴다. 올들어 많은 펀드들이 부진한 미국시장에서 탈출해 고수익을 찾아 해외시장으로 나가고 있다. FRB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일부 펀드 자금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채권수익률은 양호한 경제와 통화긴축정책,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등을 반영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가 모멘텀을 잃고 FRB가 예측 가능한 시점에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경우 채권수익률의 상승 잠재력은 제한된다. 경제 성장과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아직 낮은 수준에 있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인플레이션 환경을 감안하면 소비 위축에 따른 FRB의 금리 인상 중단이 채권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요약하면 채권수익률은 가까운 장래에 다소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경기가 둔화되고 FRB가 보다 ‘경기 부양적’이 될 경우 채권수익률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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