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건의 배짱이냐, 베테랑의 노련미냐. 남자프로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그린재킷(우승자에게 입히는 옷) 향방이 영건과 베테랑의 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이번이 마스터스 첫 출전인 조던 스피스(21·미국)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5언더파로 2012년 이 대회 우승자 버바 왓슨(미국)과 함께 공동선두. 올해로 50세인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도 우승권이다. 이날 전체 최고 성적인 6언더파를 몰아쳐 단숨에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5위(3언더파)로 뛰어올랐다.
스피스나 히메네스 중 누가 우승하더라도 새 역사가 쓰인다. 먼저 스피스는 마스터스 최연소 우승 기록에 도전한다. 현재 그의 나이 만 20세8개월.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7년 정상에 오르며 수립한 21세3개월을 7개월 앞당긴다. 스피스는 지난해 7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디어 클래식 우승 등으로 신인왕에 오른 미국 남자골프의 새 희망이다.
히메네스가 우승하면 마스터스는 물론 역대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자로 남는다. 현재 기록은 줄리어스 보로스가 갖고 있다. 1968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 그의 나이 48세4개월이었다. 히메네스는 이날로 이미 마스터스에 대기록을 남겼다. 3라운드에서 그가 기록한 66타는 마스터스 사상 50대 선수가 기록한 최소타 타이기록이다.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 히메네스는 "쉰 살이 됐다고 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얼마든지 공을 멀리 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히메네스를 포함해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50대 선수가 6명이나 컷을 통과, 3라운드에 진출해 '베테랑의 힘'이 대세를 이뤘다. 55세의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1언더파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피스를 비롯해 26세의 리키 파울러(3언더파 공동 5위·미국) 등 영건들과의 자존심 싸움이 볼만하게 됐다. 우승자는 14일 오전에 결정된다.
한편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최경주(44·SK텔레콤)는 이날 6타를 잃어 중간합계 7오버파 공동 42위로 떨어졌다. 1·2라운드에 이어 이날도 앞 조와 간격을 좁히라는 경기위원의 독촉을 받아 마음이 급했다. 최경주는 "굉장히 힘든 하루였고 속상하지만 후회는 없다"며 "이 시대에 이곳 오거스타에서 경기하는 것 자체에 행복과 위안을 느낀다. 마무리를 잘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