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육성 메시지에서 "억압에 맞설 시간이 왔으며 신의 이름을 걸고 복수하겠다"며 이라크·시리아 점령지역을 무대로 자신들이 이틀 전에 선포한 '이슬람국가(IS)'로 모여달라고 호소했다. 알바그다디는 특히 학자·판사·의사 등 전문직에게 IS 건립을 도와달라면서 "IS는 인종과 출신지역·국적과 상관이 없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만도 최소 2,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유엔 집계) 현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반군세력을 주도하고 있는 ISIS는 지난달 30일 IS 수립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며 알바그다디를 '칼리프(이슬람 최고통치자)'로 추대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ISIS의 강력한 영토점령과 칼리프 추대 선언은 알바그다디를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 이상의 지하드 운동 대부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세력확장 운동과 병행해 ISIS 측은 현재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부군에서 정부군과 며칠째 대치하고 있으며 시리아에서는 다른 반군 세력인 '알누스라 전선'이 점령하고 있던 이라크 접경도시 알부카말을 장악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한편 이날 유엔이 밝힌 지난달 이라크인 사망자(2,417명) 수는 지난해 최악의 인권유린이 벌어졌던 시리아 화학 무기 사태의 희생자(1,400명)를 압도했다. AP통신은 "AP가 관련 집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2005년 4월 이래 월간 기준 가장 많은 이라크인 희생자가 지난달에 발생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 같은 유혈행위를 막기 위한 이라크 정치권의 노력은 수십분 만에 수포로 돌아갔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사태해결의 첫 단추로 여기는 통합정부 구성 논의를 위해 이라크 의회는 4월 총선 이후 처음 소집됐지만 개원한 지 채 2시간도 되지 않아 정회됐다.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 측이 현 누리 알말리키 총리 교체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고 이에 반발한 수니파 및 쿠르드계 의원들이 개회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현재 군사충돌의 와중에 나라를 아우를 만한 새 정부의 빠른 구성은 요원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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