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24ㆍ신한금융그룹)와 안선주(23)가 올해 일본 골프 투어에서 남녀 상금왕에 동시에 오르면서 일본 그린 정복에 나서자 일본이 한국 골프에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오르자 12일 ‘너무 센 한류 골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골프의 강세 원인을 분석하며 “일본 투어의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신문은 지난 6일 발표된 세계여자프로골프선수 랭킹에서 한국 선수가 1∼10위 안에 5명, 1∼50위 안에 20명이나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20위 안에 10명이 포함된 미국, 9명이 포함된 일본을 압도하는 숫자라는 것.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5경기 가운데 9승, 일본 투어 34경기 중 15승을 합작한 한국 여자선수들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남자 투어에서도 김경태가 일본 최고의 골프 스타 이시카와 료를 누르고 상금왕을 가져가면서 실망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 골프가 세계를 휩쓰는 비결로 한국골프협회의 선수 양성 시스템과 합숙훈련 등을 꼽으면서 “국가적인 선수 육성과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병역을 면제해주는 시스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신문은 한국 선수들의 독주가 일본 골프 대회의 흥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챔피언십 리코컵에서 지난해 상금왕 요코미네 사쿠라가 우승할 당시엔 TV 시청률이 12.4%에 이르렀는데 올해 박인비가 우승했을 때는 7.6%로 급감했다며 스폰서가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외국 선수의 출전을 제한하자는 주장을 펴는 대신 해외 스폰서를 찾는 등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