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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개월 만의 유럽 현장경영에서 "시장 회복기에 접어들어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니 적극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현대차 체코 공장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현대·기아차 유럽 판매법인을 잇따라 들러 생산 품질과 판매 전략을 집중 점검했다. 6일에는 러시아 공장을 방문하는 등 3일간 4개국을 도는 강행군을 펼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현장경영에서 정 회장은 유럽 자동차 시장이 지난 6년간의 감소세를 벗어나 올해부터 회복세로 전환함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정 회장은 유럽 임직원들에게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불구, 현대·기아차는 두자릿수 이상 판매가 증가했다"고 격려한 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올해부터는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과 판매 전 분야에서 전열을 재정비해 새로운 경쟁을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지난 6년이 판매를 확대하는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이제까지의 성과를 유지하고 기본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에 굳건히 뿌리를 내려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무엇보다 시장수요에 탄력적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추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슬로바키아 공장과 체코 공장에서 "생산 각 공정에서 품질에 만전을 기하고 시장 수요에 탄력적 대응체계를 갖추고 협력업체와 적극 소통해 부품 공급 체계를 확고히 하라"고 말했다.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현대·기아차 유럽판매법인에서는 "선전하고 있는 차종들의 경쟁력을 재점검하고 신규 차종은 현지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유럽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물량확대를 지양하고 향후 유럽 자동차 수요 본격 확대에 대비해 기초체력을 갖추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유럽 판매목표도 지난해 판매대수인 74만대보다 1% 증가한 75만대로 설정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유럽 자동차 시장은 2008년부터 6년간 판매가 감소해 지난해 1,374만대로 저점을 찍고 올해는 이보다 2.9% 증가한 1,414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유럽 수요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지난해 10여개에 불과했던 신차를 올해 20~30종 발표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i10' 'i20' '쏘울' 등과 상품성을 강화한 월드컵 스페셜 모델들을 앞세워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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