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은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유별나게 인기가 높다. 지난해 공연은 티켓 오픈 후 순식간에 표가 매진됐으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키신의 최고 라이벌로 불리며 세계무대에서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아르카디 볼로도스(사진)는 의외로 국내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다. 그 동안 한 번도 내한공연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세계적인 유명세가 무색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성남아트센터는 개관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랫동안 그의 초청 무대를 준비해 왔다. 볼로도스의 첫 내한공연이 오는 27일 성남아트센터에서 드디어 열리게 된 것이다. 그의 첫 공연에 대한 관심은 예프게니 키신과 비견될 정도로 완숙한 연주실력을 자랑한다는데 있다. 볼로도스의 장점은 파워풀한 연주뿐 아니라 그가 배운 성악에 기초한 섬세하면서도 풍성한 표현에 있다. 1997년 데뷔 앨범 '피아노 트랜스크립션스(Piano Transcriptions)'로 음악계의 관심을 이끌어낸 그는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벨레리 게르기예프, 주빈 메타, 로린 마젤 등 세계적인 지휘자와 호흡을 맞추며 피아니스트로 성장해 왔다. 2007년 '볼로도스 플레이스 리스트(Volodos Plays Liszt)' 앨범은 다시금 그의 기량을 확인시켰다. 독일의 '알게마이네 자이퉁'은 "금세기 어떤 피아니스트에게서도 이런 비르투오조(거장)적 연주를 보지 못했다. 리스트 치프라 호로비츠, 이젠 아르카디 볼로도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번 공연이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인 만큼 자신의 색채를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레퍼토리로 준비했다. 스크랴빈의 '프렐류드 B플랫 단조 1번, 16번', '느릿한 춤', '화환', 슈만의 '유모레스크', 리스트의 '순례의 해' 중 '단테를 읽고' 등이 연주된다. (031)783-8000.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