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째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외국인 가족이 국내 항공사의 최우수등급 의전을 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요한(본명 존 린튼ㆍ미국 국적)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의 가족들이 오는 3월1일 방한할 때 퍼스트클래스(1등석) 항공권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아시아나는 어머니와 형 등 가족 4명이 예약한 시카고~인천 왕복 일반석 티켓을 900만원이 넘는 항공권으로 바꿔줄 계획이다. 인 소장은 지난 1959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남 순천에서 유년기를 보내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파란 눈의 의사'로 유명하다. 인 소장의 가족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지만 인 소장의 할아버지인 고(故) 윌리엄 린튼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될 예정이어서 3월 한국을 방문한다. 사실 인 소장뿐 아니라 그의 가족은 대대로 한국에 살면서 선교ㆍ봉사ㆍ북한결핵퇴치사업 등을 실천해왔다. 1895년 인 소장 아버지의 외조부인 유진 벨 목사가 선교사로 한국 땅을 처음 밟아 20여개의 교회를 세웠으며 할아버지 윌리엄은 일제강점기 때 신사 참배 거부로 추방됐다가 광복 후 다시 한국을 찾아 한남대의 전신인 대전대를 설립했다. 아버지인 휴 린튼은 전남의 벽지를 돌며 선교활동을 했고 어머니 로이스 린튼 여사 또한 북한 결핵퇴치사업에 앞장서는 등 5대째 한국과 깊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나의 한 관계자는 "인 소장 가족의 5대에 걸친 한국 사랑 실천이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회사 슬로건과 부합하고 탑승객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편의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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