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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이 자신의 저서를 절판하라는 뜻을 유언으로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스님의 유언 집행인인 김금선씨는 17일 오후 성북동 길상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산에 대한 유언과 상좌들에게 보내는 유언 등 2010년 2월 24자로 서명된 두가지 유언을 공개했다. 법정스님은 첫 번째 유언에서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롭게'에 줘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토록해 달라. 그러나 그 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달라"고 썼다. 또 상좌들에게 주는 유언에서는 "맏상좌 덕조는 결제중에는 제방선원에서, 해제중에서는 불일암에서 10년간 오로지 수행에만 매진한 후 사제들로 부터 맏사형으로 존중받으면서 사제들을 잘 이끌어달라"며 제자들의 화합과 수행을 당부했다. 법정스님의 유언은 이날 낮 1시께 덕조ㆍ덕현스님 등 법정스님의 상좌스님들에게 전달됐고, 이후 '맑고 향기롭게'의 긴급 이사회에 전해졌다. 이날 공개된 유언에 대해 '맑고향기롭게' 측은 "맑고 향기롭게는 법정스님의 열반을 전후해 스님의 책이 품절된 사태에 대해 독자여러분께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스님의 유지를 존중해 그 동안 스님의 책을 출판해온 모든 출판사에 스님의 책을 더 이상 출판하지 말아줄 것을 정중히,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스님의 글을 읽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언제든지 스님의 글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맑고향기롭게의 이사진은 입적한 법정스님, 덕현스님(길상사 주지), 현장스님, 윤청광씨(방송작가), 박수관씨(㈜영창대표), 김형균씨(도서출판 동쪽나라대표), 이계진의원(한나라당), 강정옥씨(주부), 변택주씨(사업) 등이다. 감사는 변호사 선병주씨, 김진곤씨(사업) 등 2명으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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