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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증시 체질 개선하자

국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주가상승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환위기 이후 지속된 구조조정으로 기업의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됐고 더불어 적립식 펀드로 대표되는 간접투자문화의 확산, 기관투자가의 역할 증대 등 시장 내부의 구조적 변화와 대내외 투자 여건 개선이 그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건 변화는 우리 시장에 확실하게 뿌리내린 것이 아니라 아직도 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1~2년이 우리 증권시장의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종목 편중에 테마주 난무 최근 주가지수가 장기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시장은 신흥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시장이 경제 규모에 걸맞은 외연을 갖추고 흔들림 없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기 위한 증권시장의 백년대계를 시장 참가자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일부 종목에 대한 거래 편중으로 거래대금 상위 100종목이 전체 대금의 83%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500종목이 전체 대금의 2.5%를 차지하는 거래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주가변동성을 확대해 우리 시장의 질적인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취약한 주식보유구조도 우리 시장을 불안정하게 하는 요인이다. 증권시장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관투자가가 시장의 중심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기관의 주식보유 비중은 지난 2004년 말 현재 17.6%로 막대한 자금력과 선진투자기법으로 무장한 42%의 외국인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확인되지 않은 풍문의 유포나 투자자를 유혹하는 테마주의 난무는 우리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려 투자자의 이탈은 물론 시장의 건전성을 훼손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 증권시장이 장기 안정성장을 통해 선진시장으로 도약하고 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자에 대한 적정 수준의 보상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에 맞는 시장 참가자들의 노력이 요구된다. 우선 기업은 수익성과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으로 주식 가치를 증대시켜야 한다. 특히 사회적 존재로서 국민의 사랑과 관심으로 성장한 기업의 과실을 국민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으로는 기업의 합리적인 경영 활동을 칭찬하고 환영하는 문화를 형성해 기업이 경제 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나가야 한다. 또한 투자자는 증권시장이 한탕주의가 통하는 투기장소가 아니라 장기적인 자산형성을 위한 장소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합리적인 투자수익을 추구하고 과거 주식 일변도의 투자에서 상장지수펀드, 주식워런트 등 새로운 상품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고객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는 고객의 자산가치 극대화는 물론 증권시장의 안전판 기능을 확충해 건전하고 튼튼한 시장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관·장기간접투자 비중 높여야 외국인의 과도한 주식 보유로 취약해진 주식소유구조의 개선을 위해 기관투자가의 저변도 확대해야 한다. 80년대 저금리와 고령화로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일본증시가 안정적인 주식소유구조의 구축에 실패해 ‘잃어버린 15년’을 경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처럼 찾아온 증시 활황의 호기를 시장 규모의 확충과 체질 개선으로 우리 증시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투자자들이 우량주식을 장기투자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며 위험관리장치가 보완된 간접투자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하다. 증권시장은 우리 모두가 합심해 가꿔야 할 국가적 재산이다. 우리 증권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이로 인한 혜택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질 수 있도록 시장 참가자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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