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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커지는 유로존] "디폴트 우려 고조"… 유로화도 '와르르'

그리스 구제금융 6차분 집행 또 연기 <BR>당초 13일 결정서 내달로 미뤄 "악재 수그러들 기미 안보인다"<BR>유로당 100엔대… 10년만에 최저<BR>"100엔 붕괴 시간문제" 전망도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80억유로 규모의 1차 구제금융 6차분의 집행이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은 그리스 디폴트 사태는 어떻게든 피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 실패 소식에 이어 구제금융 6차 지원 일정이 또 차질을 빚게 되자 시장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비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유럽 경기악화와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유로화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유로화 가치는 연일 강세를 보이는 엔화에 대해 1유로당 100엔대로 진입하며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100엔 붕괴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일 룩셈부르크에서 회동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은 그리스가 올해 재정적자 감축목표를 당초 국내총생산(GDP) 대비 7.6%에서 8.5%로 조정하면서 '트로이카'가 요구했던 목표달성이 사실상 어렵게 되자 일단 올해의 감축목표 미달은 덮어둔 채 2011~2012년의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통합 점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에 6차분 구제금융을 지급하기에 앞서 오는 2013년과 2014년 재정적자 감축안을 추가로 요구하기로 하고 당초 13일 유로존 재무장관 특별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던 6차 지원분 집행은 미루기로 했다. 특별회의 일정은 아예 취소됐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이번 조치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이 11월로 미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벨기에의 디디에 레인데르스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11월 둘째 주까지 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로존 국가들에) 전해왔다"며 "국제통화기금(IMF)ㆍ유럽연합(EU)ㆍ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의 실사 보고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 목표 실패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그리스 구제금융 일정이 또다시 차질을 빚자 시장의 불안감은 증폭됐다. 융커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의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모든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어떻게든 디폴트 사태는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13일을 분수령으로 그리스 악재가 일단 수그러들 것을 기대했던 시장은 더 이상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날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벨기에-프랑스계 대형 은행인 덱시아에 대해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저가 많다는 이유로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내린 것도 시장 불안을 부추겼다.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와 유로존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 유로화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엔화에 대해서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엔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4일 한때 1유로당 100.76엔을 기록해 약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유로=100엔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도 속락, 이날 한때 유로당 1.3164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1월13일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주 시드니 소재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외환 스트래티지스트인 그레그 깁스는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유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말까지 유로화가 1.30달러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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