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 개막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독일의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아비투어(Abitur)에서 한국인 학생이 우수한 성적을 얻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독일 부퍼탈시 헤어데어(Herder) 고교에 다니고 있는 이종헌(18ㆍ사진)군은 최근 치른 아비투어에서 평점 1.8점(최고점 1점, 최하점 4점)을 받았다. 이 점수는 독일의 최고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최우수 성적이다. 이군은 4일 “처음에는 수업 내용을 알아듣기도 어려웠지만 외국어 과목을 열심히 공부한 끝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비투어는 독일에서 대학을 가기 위해 보는 자격시험으로 외국인도 독일어 등 모든 과목에서 독일 학생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군이 독일 유학을 결심한 것은 중학교를 졸업한 2003년. 이군의 부모는 “아들이 공부하기에 국내 교육 여건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독일에 사는 이모 할머니의 도움으로 아들을 유학 보냈다. 이군은 처음엔 수업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겨웠지만 꾸준히 노력한 끝에 수업 내용을 조금씩 알아듣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군은 “경제학이나 화학ㆍ물리학 등의 분야를 전공하고 싶다”며 “대학을 졸업한 뒤 독일 회사에 다니면서 한국인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아버지 이민석(50)씨는 “혼자서 외국에 나와있으면서도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거둔 아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군은 “지금 독일은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축제분위기”라며 “한국팀을 열심히 응원해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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