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 '父子 챔피언 꿈' 이뤘다

빌 하스(28ㆍ미국)가 엿새 동안 계속된 참을성 싸움에서 승리하며 '대 잇기 우승'을 이뤘다. 하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웨스트 골프장 파머코스(파72ㆍ6,950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봅호프클래식 5라운드에서 8타를 줄여 정상에 올랐다. 최종합계 30언더파 330타를 기록한 하스는 이날 9언더파 63타를 몰아친 매트 쿠차(미국) 등의 맹추격을 받았지만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 2006년 PGA투어에 데뷔한 하스는 141번째 출전 만에 생애 첫 승을 거뒀다. 특히 아버지 제이 하스(57)의 1988년 우승에 이어 22년 만에 같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갑절의 감격을 누렸다. 아버지 하스는 PGA투어에서 9승을 올린 뒤 시니어(챔피언스)투어에서 14승을 올린 베테랑. PGA투어에서 '부자(父子) 챔피언'이 탄생한 것은 통산 8번째이며 같은 대회 우승은 알-브렌트 가이버거(미국) 부자의 크라이슬러클래식 제패에 이어 두 번째다. 하스는 우승 뒤 공식 인터뷰에서 "지난밤 아버지께서 '준비가 됐을 때만 쳐라. 그러기 전에 쳐서는 안 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다"고 밝혔다. 5라운드 대회인데다 2라운드가 폭우로 순연돼 엿새 동안 진행된 '마라톤 대회'에서 아버지의 조언은 큰 힘이 됐다. 쿠차, 팀 클라크(남아공), 버바 왓슨(미국)과 치열한 4파전을 펼치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과감한 3번 아이언으로 2타 만에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버디를 낚아 우승을 결정 지었다. 이날 거의 2년 만에 아들의 대회장을 찾은 아버지 하스는 "같은 대회에서 아들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재미교포 나상욱(27ㆍ타이틀리스트)은 시즌 두번째 출전 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친 나상욱은 합계 23언더파로 공동 8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금랭킹 19위에 올랐던 나상욱은 지난주 소니오픈에서 공동 52위에 그쳤으나 이번 대회 5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샷 감각을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