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 조형물이 주는 공간예술의 즐거움, 그 매력을 선사할 두 작가의 조각전이 서울 삼청동 갤러리영에서 오는 9일까지 동시에 열린다. 2층 전시관에서 열리는 채문기(사진) 작가의 철조각전 '산책'에서는 스테인리스를 이용해 나무와 물고기ㆍ산을 기호화시켜 조형성을 부여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채 작가는 자연의 상징적 모티브와 조형성 그리고 색채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작품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는 것이 궁극적인 필수요소라면 그것을 통제하려 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 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의 작품은 형형색색의 화면, 끝이 보이지 않는 패러디, 일회성 이미지 등이 난무하는 동시대 미술 속에서 순수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와 동시에 1층 전시관에서 열리는 김상희 작가의 유리공예전은 '의자'라는 소재를 통해 세상 속에서 자신의 위치와 관계에 대한 많은 고민의 메시지를 던진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의자에 대해 그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점에서 나의 위치와 참모습을 보고자 하는 의도로 의자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작품에서 추상적으로 배열된 의자들은 쉽게 정의되지 않는 사회 속 우리들을 표현한 것이다. 빛을 가득 담은 투명한 유리 속 청량감을 주는 맑은 하늘빛 색은 긍정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그 속의 수직의자가 주는 암시에 집중하게 만든다.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한 두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공간예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동시에 자연과의 공존, 세상 속 자신에 대한 사색의 시간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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