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산업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수출이 성사되면서 원자력산업에 대한관심이 뜨겁다. 특히 이번 수출 모델은 고리원자력본부가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와 같은 모델이라는 데서 고리원자력본부의 각오는 남다르다. 채완희(58ㆍ사진) 고리원자력본부장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에 원자력발전소 140만㎾급 4기를 수출하게 된 것은 국내 첫 원전 플랜트 수출로써 한국에 원전을 가르쳤던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과 겨뤄 거둔 승리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ㆍ4호기는 이번 수출 모델인 만큼 고리원자력본부가 국내 원전수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채 본부장은 "신고리 3ㆍ4호기는 기존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에 비해 설비용량을 40% 늘렸고 주요기기의 가동 연한을 60년으로 설계해 경제성을 높이고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해 초대형 지진사고에 대한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한 게 특징"이라면서 "현재 종합 공정률이 45%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가동중인 4기로 부산과 울산 시민들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의 63%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신고리 3ㆍ4호기를 포함, 신고리 지역에 건설 중인 4기가 오는 2014년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되면 앞으로 부산ㆍ울산ㆍ경남 등 3개 광역시도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전력을 이곳에서 담당하는 국내 최대의 발전단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속의 원자력 산업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지만 해당 산업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과제도 적지 않다는 게 채 본부장의 생각이다. 원천기술의 조기 국산화와 원전기술인력의 체계적인 관리 없이는 세계 원자력 산업 중심에 설 수 없다는 것. 채 본부장은 "현재 원전기술의 95%는 국산화를 이룩했지만 원전 계측제어시스템, 원자로냉각재펌프, 운전설계용 안전코드 등 3개 분야는 완전한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핵심기술의 조기 국산화가 필수적이겠고 2012년까지 일부 기술은 국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원전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30년 동안 원전을 건설하지 않자 건설에 관한 인프라가 소멸돼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 같은 전철을 밟지는 않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채 본부장은 최근 부산, 울산 등 동해안 지자체가 원자력 단지를 앞 다퉈 조성하겠다는 데 대해 "각종 사업이 중복되지 않고 예산과 인력의 낭비 없이 추진된다면 원자력 르네상스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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