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HSBC의 분석을 인용해 앞으로 2~3년간 미국 국채시장으로 3,000억달러(약 340조원) 규모의 일본계 자금이 몰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HSBC의 안드레 드 실바 글로벌 신흥시장 금리 리서치 대표는 "오는 2017년까지 일본 국채시장에서 해외로 빠져나올 5,0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 가운데 약 60%가 미 국채에 투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일본 자금이 매입한 미 국채 매입액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자국 국채시장에 안주했던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으로 발길을 돌린 것은 매년 80조엔어치씩 국채를 사들이는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때문이다. 대규모 양적완화 시행으로 일본 국채 금리가 대부분 0.5% 미만으로 떨어지고 매입 가능한 물량도 급격히 줄어들자 투자자들이 대안을 찾아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일본보다 낮은 0.2%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가장 매력적인 대안은 단연 미국이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3일 현재 2.11%로 10년물 기준 0.4% 수준인 일본 국채나 유럽 주요국 국채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주요7개국(G7)의 지난주 평균 국채 수익률은 미국 10년물 국채보다 1.2%포인트 낮은 수준을 기록해 2006년 이후 최대 격차를 보였다. 여기에 지속되는 달러화 강세로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일본 투자자들이 미 국채로 갈아타는 요인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6개월간 미 국채에 투자한 엔화 자금 투자자들은 미 달러화 강세에 힘입어 17%의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달러화 가치가 엔화 대비 4.6%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홀딩스의 존 고먼 아시아태평양달러금리트레이딩 대표는 "일본은행이 투자자들을 일본 국채시장에서 내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미국 국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코쿠뮤추얼라이프의 스즈키 요시유키 채권 담당 대표는 1년 전 18% 수준이던 미 국채 투자 비중을 지난해 12월부터 20%로 높였다며 "미 국채시장은 다른 곳과 비교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