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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새로운 핵실험'으로 도발 나서나

증폭핵분열탄 폭발력, 기존 핵무기 5배

엄포성 표현일 가능성에 무게 실려

북한이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위협함에 따라 실제 핵실험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베재할 수 없음에 따라, 정부는 혹시나 모를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새로운 핵실험 감행하나=북한이 이번에 이야기한 새로운 핵실험으로는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당시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폭발력이 그에 못 미쳤다. 증폭핵분열탄은 1950년대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실험이 이뤄졌으며 위력은 기존 핵무기의 5배 가량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국지전에서 주로 사용되는 전술핵이나 수소폭탄을 실험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지만 핵실험 여건과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군 관계자는 “수소폭탄은 폭발력이 너무 강해 북한 내에서 실험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며 “전술핵은 미국과 러시아만 보유하고 있는데 북한이 보유한 소형화 기술로는 전술핵 실험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군 당국은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할 때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한 뒤 바다에서 폭파시키는 실험을 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핵무기를 탑재한 스커드 혹은 노동미사일을 동해 상으로 발사하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했음을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어 선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또 북한이 플루토늄으로 핵실험을 했던 1, 2차 때와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했던 3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다종화 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플루토늄과 우라늄 핵실험을 동시에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한 이후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아직 핵실험 임박 징후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 실험 가능성 언급.. 왜?=북한이 지난 14일 국방위원회 성명으로 ‘핵 억제력’을 과시하는 조처를 언급한 뒤 핵실험을 또다시 언급한 것에 대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유엔 안보리가 지난 2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형식인 ‘구두 언론 성명’은 공식 결의에 포함되지 않는 낮은 수준의 합의이기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을 언급하며 반발한 것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이 같은 강경 자세는 엄포성 표현일 가능성에 우선 무게가 실린다. 외무성 성명이 “각각 다른 중장거리 목표들에 대한 각이한 타격력”과 “다음 단계 조치들” 등을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노동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이 높다. 북한 외무성이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 또한 핵실험 가능성을 낮게 보이게끔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성명에는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정책에 반발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북한의 인권 문제와 미사일 발사 등을 문제삼는 국제사회에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관심을 끌려는 행보인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현재 핵실험을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성명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에 반발하면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벼랑끝 전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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