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8월21일] LTCM 권홍우 편집위원 드디어 올 게 왔다. 1998년 8월21일,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5억5,000만달러를 잃었다. 투자자들은 귀를 의심했다. LTCM이 어떤 곳인가. 단기투자를 표방하지만 1994년 설립된 이래 해마다 4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던 시장의 총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두 명의 경제학자가 자금을 운용하는 꿈의 펀드 아니었던가. 평가가 여기서 엇갈린다. 운용자금 1조달러가 넘는 펀드가 손실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긍정론과 LTCM의 손실은 시장 시스템의 위기로 직결된다는 시각이 맞선 것. 결론은 후자 쪽으로 났다. LTCM 사태는 시장을 경색시켰다. LTCM 위기의 원인은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탓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학자들과 대자본가들이 모은 투자금액만 약 1조2,000억달러. 당시 한국 예산의 10배에 가까웠다. 러시아 채권에 주로 투자하며 승승장구한 LTCM은 학문(노벨 경제학상)과 시장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지만 결국 돌부리에 걸리고 말았다. 더 이상 수익을 올릴 투자 대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LTCM 위기가 터지자 미국은 공황으로의 파급을 막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금융기관을 욱질러 35억달러에 이르는 협조융자 재원을 마련해 신용경색과 위기 확산을 막았다. 바로 1년 전인 1997년 외환위기를 겪었던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덕분에 당장의 파산을 모면한 LTCM은 2000년까지 존속했지만 시장은 멍들 대로 멍들었다. 문제는 LTCM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최근 프랑스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확산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LTCM은 유사성이 적지않다. 시장은 과연 구조적으로 불황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소름이 돋는다. 입력시간 : 2007/08/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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