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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문화大賞] 계획부문 주제, 화이부동 (和而不同)

다른 삶 공존하는 다양성의 조화 추구<br>다름 인정하지 않을때 사회 갈등 불러일으켜<br>건축의 공공성 극대화 해법 제시할수 있어야

201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부문 심사위원들이 출품작을 둘러보며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손기찬

현대 사회는 사회∙경제적으로 양극화현상이 심화되면서 모든 분야에 걸쳐 불평등, 불균형 양상이 첨예하게 드러나고 있다.

사회적 갈등의 원인 중 하나는 서로의 다름을 틀림으로 해석하려는 시각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다름은 차이일 뿐 잘못된 것이 아니며, 그 차이에서 생겨나는 다양성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과 자유로운 사고를 부여한다. 이러한 충격과 사고는 개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소통하게 하고 진화시킨다.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인 셈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를 이룬다'는 뜻의 '화이부동(和而不同)'은 공자가 논어에서 '군자는 화이부동하고 소인은 동이불화하다'고 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자본주의와 대량생산의 세계에서 건축은 변화되는 사회상에 따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스타 건축사 또는 스타가 되고자 하는 건축사는 새로운 조형과 공간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만 자신의 존재만을 공고히 하려 한다. 또 몇몇의 건축사는 이러한 조형과 공간을 답습, 차용과 도용으로 얼룩진 건축물들을 대량생산해 동이불화한 환경을 만든다.

이 점에서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공존(Symbiotic)하는 주제와 조화로운 다양성(Diversity)의 추구이다. 공존의 시대에 걸 맞는 주제의 개발과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다양성을 가진 시도를 기대하고자 한다.

대상지는 실제 대지를 원칙으로 하고 프로그램이나 볼륨은 자유롭게 구성한다. 장소의 발굴은 주제에 부합하고 지역의 정체성에 바탕을 둔 지역으로 당위성에 대한 충분한 제언이 필요하다. 건축의 공공성을 인식하고 사회와 구성원간의 교차점으로서의 건축과 그에 대한 해법이 제시돼야 한다.

건축의 근본은 인간이며 다양한 인간의 삶을 인정하고 향유 하며 공존할 수 있는 따뜻한 제언들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기대해 본다.






물리적 공간 넘어 사회와 유기적 연관성 초점

계획건축물부문 심사평

손기찬 심사위원장(건축사사무소 동이 대표)



올해의 계획건축물부문 작품주제인 화이부동(和而不同)은 난제임에도 총 386점이 출품 되면서 새삼 공모자들의 열정을 느끼게 해줬다.

출품작들은 화이부동의 구체적인 해법을 놓고 경계지점의 절묘한 부지 선정과 주제 대상에는 쉽게 접근했다. 그러나 건축디자인 대상으로만 보는 인식이 눈을 흐렸고, 개념에서 껑충 뛰어넘어 시각으로 이어진 비약이나, 아이디어 이전에 행동에 나선 무모한 도전은 심사위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때문에 1차 심사에서 선정된 36작품은, 심사위원들의 바램만큼이나 대부분 1차 제출 패널과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패널 확장에 그친 작품들이어서 2차 심사에서는 입선 작품이상을 쉽게 선정할 수 있었다. 그중 일부 출품작은 주제를 벗어나거나, 주제의 해법보다 건축 조형적 제안에 탐닉함으로써 화려함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였기에 쉽게 배제할 수 있었다.

이는 작금의 건축계와 현상공모전의 아바타 현상을 접하는 것 같아 건축계의 성찰이 요청된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주변적 해석 없이 독립된 프로그램의 대항으로서 존재하고, 관계로서의 장소로서 풀어 나가지 못하고 가시적 형식만 수용함으로 보여진다. 실제 이러한 철학의 빈곤은 미적 풍성함 만으로 보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사회적 요구와 양극화의 대항 사이에 걸려있는 긴장된 관계가 제대로 이해될 때, 우리는 다양한 공존의 건축적 의미와 가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3차의 최종심사에서는 선정된 12작품 중에서 특선 6작품을 선정해 놓았다. 하지만 대상과 우수상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월등한 작품이 없다는 의견에 모든 심사위원들이 공감했다. 따라서 대상 없이 결정하자는 견해도 있었지만 고심 끝에 우열의 의미보다 수상자 선정으로서의 의미로 대상을 선정하게 된 아쉬움이 남는 심사였다.

'화이부동'의 해법이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매개로 형성되거나 재구성의 지리적 배치가 아닌 그 이상의 사회적 함의를 갖고 있기에, 주어진 해답은 없지만 실질적인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삶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고, 상호 작용 속에서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리얼리티에 대한 실험정신의 기대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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