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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조선신궁 건설로 훼손된 '한양도성' 100년만에 발굴

일제강점기 조선신궁 건설로 훼손된 한양도성이 100년만에 발굴됐다.

서울시는 14일 한양도성 복원을 위한 남산 회현자락 3단계 정비사업으로 성곽 추정선 12곳을 조사하던 중 도성의 유구(遺構, 옛 토목건축 구조를 알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로 확인된 유구는 지표면으로부터 3m 깊이에서 규모가 4~5단인 곳도 있고, 6~7단인 곳도 있다.

남산 회현자락의 한양도성은 경성·용산시가도(1912년) 등 기록으로만 존재해왔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

조선신궁은 일종의 종교시설로 일제가 1918년 한양도성터에 건립하기 시작해 1925년 완공했다. 조선신궁에는 일본 건국 신화의 주역인 아마테라스 오미가미와 1912년에 죽은 메이지 천황을 안치해 한국인에게 참배를 강요했다. 조선신궁은 현존하지 않지만 이번에 그 흔적이 발견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곳을 일제침략으로 훼손된 과정이 그대로 간직된 역사적 장소로 보고 있다.

시는 초기에 시굴한 3곳에서 모두 유구가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발굴하는 구간에서도 잇따라 성곽이 발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발굴조사에 들어간 중앙광장 일대는 일제가 1910년 한양공원 조성, 그리고 1925년 조선신궁 건립을 위해 지형을 크게 변형시키고 한양도성 777m를 훼손한 지역이다.

서울시는 조사를 위해 한양도성 추정선에 위치한 중부공원녹지사업소 청사를 없앴으며 남산분수대와 수목 철거와 이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2009년 1단계로 정비한 힐튼호텔 앞 아동광장과 2012년 2단계로 정비한 백범광장 일대 성곽은 '복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3단계는 '유구의 보존과 정비'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시는 출토된 유구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2014년 2월까지 설계해 2015년까지 보존과 정비를 마칠 예정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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