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는 약 430여대. 문제는 이 중 약 40%가 F-4 팬텀과 F-5 제공호라는 점이다. 노후화가 심각해 부품을 구하지 못할 정도다. 정비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수명을 연장해가고 있지만 한계를 진작에 넘었다. KF-X 사업이 지연을 거듭하며 교체 시기를 놓쳤다. 최신형인 공군의 하이엔드급 F-15K도 부품 조달에 문제가 적지 않다. 도입한 지 얼마 안 되는 기체의 부품을 뜯어 사용하는 이른바 '동류전환'까지 발생하는 형편이다.
설령 F-35A가 예정대로 오는 2018년부터 들어와도 부족한 전투기가 100여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장착 무장도 충분하지 않다. KF-X가 전력화 이전까지 전투기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군은 해외의 여유 전투기를 리스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마침 유럽의 경우 군축 분위기 속에서 놀리는 전투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KF-X가 본격 생산되는 시점에도 고민은 남는다. 170여대의 F-16 시리즈와 과 80여대의 F-15K의 노후화 타이밍과 겹치기 때문이다. 방법은 KF-X를 더 많이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보다 상위 기종을 들여오는 수밖에 없다.
공군 안팎에서는 '전투기 숫자'라는 철칙을 버릴 때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투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달한 마당에 전투비행단수에 전투기 90대를 곱해 540대, 420대, 430대(420대+에어쇼용 10대)라는 단순계산에 매달리는 것은 구태의연하다는 것이다. 전투기 한 대를 여러 조종사가 공동으로 돌려가며 운용하는 방법을 비롯한 다양한 대안이 모색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