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쌍꺼풀 수술을 잘못해 토안 등 후유증이 생겼다"며 이모(60) 씨가 성형외과 의사 김모(60)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토안이란 눈꺼풀에 붙어있는 피부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제거해 눈을 완전히 감을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눈을 감을 수 없기 때문에 각막의 염증이나 궤양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 이식을 받아야 한다.
재판부는 “이씨가 과거 두 차례나 쌍꺼풀 수술을 받았던 상태에서 재수술을 받게 됐고 과거 수술로 후유증이 매우 심각한 상태였던 점 등으로 미뤄 여러 차례에 걸친 수술 때문에 증상이 심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김씨의 과실을 인정한 원심은 개연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부당한 판결”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김씨는 이씨에게 수술로 인해 토안 등 후유증이 발생할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장점만 강조했으므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선택권을 침해했다"며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1980년과 2000년 각각 쌍꺼풀수술과 진피이식수술을 받은 뒤 눈꺼풀 처짐 현상이 심해지자 교정을 위해 2003년 김씨에게 쌍꺼풀 재수술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오른쪽 눈에 발생한 토안증세와 노출성 각막염에 시달리다 의사 김씨를 상대로 3억여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원심은 "김씨의 수술직후 토안 증세가 나타났고 달리 토안을 유발할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볼 때 김씨가 눈둘레 근육을 지나치게 올려 동여맸거나 눈둘레 근육이 섬유조직화돼 토안증세가 생겼다고 할 것"이라며 김씨에게 1,900여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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