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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출구전략 만지작… 유로존 경제 또 경고등

아일랜드·포르투갈등 재정 불량국들 국채 수익률 다시 뜀박질<br>스웨덴도 흔들… 블룸버그 "트리셰 총재 너무 서두른다" 지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출구전략에 대한 의지를 고수하자 아일랜드ㆍ포르투갈 등 유로존 재정 불량국들의 국채 수익률이 다시 뜀박질 하는 등 재정 위기감이 재발하고 있다. 재정ㆍ금융면에서 유럽에서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꼽히는 스웨덴도 출구전략 가동 후 흔들리는 마당에 ECB가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금리를 올릴 경우 남유럽 취약 국가들이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시장의 경고인 셈이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아일랜드 10년물 국채와 유럽의 대표적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의 수익률 격차는 사상 최대치인 550bp(5.5%포인트)로 벌어졌다. 포르투갈 10년물 국채와 독일 국채의 수익률 격차도 1997년 이후 최대치인 434bp를 기록했다. 이들 국가의 채권 부도에 대비하는 보험 비용인 CDS프리미엄도 급등했다. 아일랜드 5년물 국채의 CDS프리미엄은 이날 장중 사상 처음으로 600bp를 넘었다. 포르투갈 5년물 국채 CDS프리미엄도 467.28bp를 찍었다. 장 끌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지난 4일 출구전략에 대한 의지를 언급한 이후 아직까지 재정 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취약 국가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트리쉐 총재는 이날 기준 금리 1% 동결을 발표하면서 "오는 12월에는 정책 입안자들이 (긴급 조치 이후) 다음 단계에 대한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리셰 총재가 출구전략을 너무 서두르고 있다"며 "유동성이 부족한 아일랜드ㆍ그리스ㆍ포르투갈 은행들의 신용 흐름이 막히면서 위기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신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출구전략을 가동한 스웨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예로 들며 ECB가 출구전략에 돌입할 경우 재정 불량국들이 받을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웨덴중앙은행(Riksbank)은 지난 6월 "스웨덴 정책 결정자들은 금융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스웨덴 은행들은 강력한 완충장치를 확보했다고 판단해 긴급 구제를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스웨덴 중앙은행은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 1%까지 끌어올렸다. 또 3,000억 코로나(460억달러)에 달하는 긴급구제자금도 모두 거둬들였다. 하지만 스웨덴의 출구전략에 금융 시장이 받은 충격은 예상 외로 컸다. 중앙은행의 출구전략 이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스웨덴의 커버드본드(Covered Bondㆍ우량자산 담보채권) 시장은 곧바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은행들이 캐리 트레이드, 즉 중앙은행으로부터 싼 값에 돈을 빌려 수익률이 높은 모기지 채권 시장에 투자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쉽게 빌릴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신용경색 지표 중 하나인 1년물 금리스왑 이자율이(interest rate swap rates)는 지난 달 22일 최근 9개월 만에 최고치인 1.91%까지 상승했다. 매츠 하이든 노드레아뱅크 수석 전략은 "중앙은행의 출구전략이 가져온 충격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드라마틱했다"고 말했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파 매그너손 북유럽 경제 수석은 "스웨덴 금융 시장은 유럽에서 가장 덜 나쁜 곳"이라며 "ECB의 유동성 철회가 시작될 경우 다른 나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토어브랜드에서 1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운용하고 있는 안드레아 할달 펀드 매니저는 "유럽에 대한 스웨덴의 암시는 가혹할 수 있다"며 "ECB가 정교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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