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83·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세계적인 식품회사인 HJ하인즈와 같은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1일(현지시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편지에서 "하인즈 인수를 통해 미래 M&A 규모의 본보기를 창출했다"며 "버크셔의 자회사인 미드아메리칸홀딩스가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NV에너지를 56억달러에 인수한 게 마지막 주요 M&A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기회만 되면 대형 M&A에 대한 의지를 강조해왔고 지난해에는 투자업체인 3G캐피털과 함께 총 280억달러에 하인즈를 인수하기도 했다. 헤지펀드 매니저로 버크셔에 대한 책을 여러 차례 출간한 제프 매슈는 "버핏이 NV에너지보다 더 큰 M&A를 검토 중이라고 힌트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미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낙관론도 피력했다. 그는 "우리는 해외에도 투자하고 있지만 기회의 원천은 미국에 있다"며 "미 시장의 역동성이 계속 마법을 발휘하면서 앞으로 미국의 전성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개별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기 어려운 일반인의 투자전략도 내놓았다. 그는 "내가 사망할 경우 유산 상속자인 아내에게 현금의 10%는 미 단기국채에, 나머지 90%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펀드에 넣어두라고 충고했다"며 "이 전략대로 하면 장기적으로 비싼 매니저 수수료를 지급하는 연기금이나 기관 수익률을 앞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연간 수익이 195억달러(약 20조8,200억원)로 전년 대비 32%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버핏이 선호하는 자산 측정지표인 주당순자산가치는 지난해 18.2% 늘었다. 다만 이는 지난해 S&P500지수 상승률인 32.4%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버핏은 지난해 오판으로 대형 손실을 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텍사스 에너지 기업인 에너지퓨쳐홀딩스 채권을 20억달러에 샀다가 8억7,300만달러의 손실을 낸 데 대해 "찰리 멍거(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며 "다음에는 찰리에게 (먼저) 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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