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종교탄압 명분 내세워 수사 혼선 노린 듯

■ 유병언 정치망명 시도 왜

검찰 "지난주 신청 거절당해"

도피공작 주도 '김엄마' 잡으려

금수원 재진입 가능성 관측도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 정치적 망명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청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 전 회장이 표면적으로는 종교탄압을 이유로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보이지만 검찰은 실제로 망명할 의도가 있기보다는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연막전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3일 "지난주에 익명의 인사가 국내 주재 모 대사관에 유 전 회장의 정치적 망명 가능성을 타진했다"며 "해당 대사관은 유 전 회장이 형사범이라는 이유로 망명 신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이번 망명 신청이 수사 혼선을 위한 고도의 전략일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추가로 망명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국내 주재 공관에 유 전 회장의 경우 망명 신청 대상자가 안 된다는 설명을 해달라고 외교부에 요청했다.

현행 난민지위에 관한 유엔 협약은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을 난민으로 규정하면서 자유가 위협 받을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추방하거나 송환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실질적 교주인 유 전 회장은 종교적 박해 등을 이유로 망명을 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누구를 통해 어떤 경로로 정치적 망명을 시도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국제법상 유씨는 난민에 해당하지 않고 현재 구속영장이 발부돼 도주 중인 자"라며 "망명을 빙자해 유씨의 도피를 도운 사람은 범인도피에 명백히 해당하는 만큼 엄격히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이 실제로 망명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신청했을 가능성은 낮다. 이미 1,000억원대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형사범인 유 전 회장의 망명 신청을 받아줄 국가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망명 신청 목적이 신청을 한 국가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도주하기 위한 포석인지, 국내 다른 은신처로 도주하기 위한 '시선 돌리기'인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사팀은 금수원 내에서 도피자금 모금, 은신처 마련 등 유 전 회장 도피공작과 관련한 모든 일을 구원파 신도들에게 지시하는 리더 역할을 맡은 '김엄마'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상태다.

김엄마는 현재 금수원 내부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검찰이 금수원을 재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경찰 5개 중대 등 500여명의 인력이 금수원에 배치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원파 신도들 역시 전날 회의를 통해 '금수원 진입 불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금수원 내 신도가 1,000명 이상이 되는 상황에서 강제진입할 경우 구원파 측과 충돌할 뿐 아니라 김엄마 체포를 저지하는 모든 이들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금수원 재진입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검찰이 유씨 부자 검거를 위해 검사 1명과 수사관 13명 등 총 14명을 추가 투입한 데 이어 경찰청도 이날 '경찰 총괄 태스크포스팀'을 인천지방경찰청에 설치해 검경이 총력전에 나섰다. 태스크포스팀은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팀장, 인천청 수사과장 등을 부팀장으로 총 60명으로 구성됐으며 전국 경찰의 유씨 부자 추적수사를 총괄 지휘하게 된다. 아울러 경찰청은 당초 유씨 부자를 검거한 경찰관 1명에 대해 특별승진을 공약했으나 검거에 중요한 첩보를 제공하는 이들 3명까지 특진할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 원인 등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세월호 운항관리규정 심사를 부실하게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이모 경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세월호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수사본부가 해경을 사법처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