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물가상승률이 지난 196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져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영국 국가통계청(ONS)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2월과 3월 각각 0%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는 급기야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애초 시장 전망치는 0%로 전년과 비교해 보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와 농산물을 제외한 근원 CPI도 당초 시장 예상치 1.0%를 밑도는 0.8%로 2011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영국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ONS가 지금과 같은 공식 지표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처음이며 역사적으로 비교 가능한 통계 추정치가 나온 196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같은 결과는 영국중앙은행(BOE)이 설정한 물가상승률 안정 목표치인 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영국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영국 기준금리는 0.5%다.
하워드 아처 IHS글로벌인사이트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단기적으로는 제로 수준을 지속하겠지만 3·4분기부터는 차츰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올해 말까지 물가상승률은 1%에 도달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은 항공과 해운 운임이 연간 가장 크게 떨어지는 부활절 휴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월 연료 및 윤활유 가격은 12.3% 급락했고 식품 가격도 3% 하락했다. 4월 소매 가격 인플레이션도 0.9% 올라 2009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물가하락을 디플레이션으로 잘못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지난해 유가 하락에 따른 생계비 저감은 마침내 평균 임금이 오르기 시작한 상황에서 가계 예산의 부담을 덜어주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은 디플레이션 위험이 제기될 경우 이에 대처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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