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인 관광객은 "세계 2위의 부자가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집에 사는 모습을 막상 보니 신기하다"며 "사회 기부에 적극적인 버핏 회장은 부정부패 등으로 돈을 번 중국 부자들과 대비돼 중국에도 팬이 많다"고 호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버핏 회장은 인구 43만명인 미 중서부의 시골 도시 오마하를 전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버핏 회장의 경제적 기여도도 상당하다. 1982년 12명에 불과했던 버크셔해서웨이 주총 참석자는 해마다 급증해 올해는 4만3,000여명에 달했다. 이들 주주가 뿌리는 돈에 매년 5월 초면 오마하 지역 상권 전체가 들썩거린다. 호텔 숙박료는 평소의 3배 이상으로 뛰어오르고 렌터카도 예약이 늦으면 구하기 힘들 정도다. 시장조사 기관인 STR에 따르면 관광객이 늘면서 오마하 지역의 숙박객 수는 2010년 연간 264만명에서 지난해 298만명으로 늘었다.
무엇보다 '버핏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데서 나온다. 버핏 회장 덕분에 무역ㆍ운송ㆍ금융 등 오마하의 주력산업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케이시 켈러 오마하컨벤션센터 및 여행국 판매담당 이사는 "10년 전에는 무역박람회에 갔을 때 오마하의 지도상 위치를 설명하는 데 시간을 거의 다 허비했는데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마케팅의 귀재이기도 하다. 매년 주총이 열리는 센추리링크센터에 버크셔 자회사 100여개가 부스를 설치해 '쇼핑데이'를 열고 제품 홍보와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이 단적인 사례다. 오마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브래스카 가구마트는 1일 하루에만도 9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이날 식품회사 하인즈는 1만2,000통의 케찹과 겨자를, 저스틴부츠 역시 신발 577켤레를 팔아 치웠다. 금목걸이 등 일부 상품은 점심시간에 이미 동나기도 했다. 클레이턴홈스의 조립식 주택 부스는 8만달러나 되는 가격에도 상담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줄을 길게 선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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