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를 포함해 이날 전국 광역·기초단체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취임식을 갖고 민선 6기 행정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대부분 자치단체장들은 안전을 행정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그동안 쌓인 관피아 등 적폐 척결을 포함한 혁신을 강조한 대목도 눈길을 끌었다.
박원순 시장도 이날 취임사에서 안전 문제를 가장 먼저 거론하며 "시민이 생명과 생활에 대한 걱정 없이 꿈을 키우도록 돕는 게 서울시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취임식 이후 곧바로 침수피해가 우려되는 강동구 길동 지역을 방문해 안전행보를 이어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취임 선서식도 미루고 안전부터 챙겼다. 남 지사는 첫날부터 세월호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데 이어 경기도 재난종합센터를 방문해 '안전 시장'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남 도지사는 취임사에서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혁신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주었다"며 "적폐의 부조리를 끊고 저부터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울산광역시장도 '안전'을 가장 먼저 내건 가운데 "대규모 산업단지와 원전이 밀집한 지역 여건에 맞는 재난 대응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관피아 처결을 포함한 혁신의 목소리도 커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공기업 임원에 대해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하며 혁신시정을 예고했다. 권 시장은 "4대 공기업 임원에 대해선 인사청문회를 도입해 대구에서만큼은 '관피아'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권선택 대전시장도 관피아 척결을 위해 시 산하 공기업 임원의 인사청문회 실시를 약속했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취임사를 통해 통합재난관리위원회를 신설하고 시정 경영진단을 통해 시 출신 고위관료들이 독점해온 산하기관 임원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지역경제 개발 목소리도 높았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도민 소득을 두 배로 만들어 3만 달러를 돌파하고, 복지 예산을 두 배로 올리는 '두 배론'을 내세웠다. 이낙연 전남도지사 역시 "일자리를 늘려 인구 200만명 회복으로 청년이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고,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투자유치 30조원, 일자리 10만개를 만들어 내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4년간의 핵심 메시지를 담은 자치단체장들의 첫날 이색적인 행보도 잇따랐다. 3선에 성공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별도의 취임 행사를 생략하고 독도를 찾아 일본의 독도 도발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독도를 수호하는 경비대원들을 일일이 격려한 뒤 이어지는 공연 행사에서 태권도 시범단과 함께 태권도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주요 공약인 친환경 도시 건설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첫 날 일정을 모두 전기차를 타고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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