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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예멘 국경에 군장비 배치… 이슬람 종파 전쟁으로 번지나

이란 지원 시아파 후티 반군 득세

사우디, 수니파 대표로 개입 나서

반군, 남부 아덴 인근까지 점령<br>예멘 대통령은 대통령궁서 피신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국경 지역에 군사장비를 배치하면서 예멘 내전이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국제적인 이슬람 종파 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사우디가 예멘과 접경한 남부지역에 대포를 포함한 군사장비를 이동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한 정부 소식통은 군대 규모가 "상당하다(significant)"며 사우디가 후티 반군이 남부도시 아덴에 위치한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의 피신처를 공격할 경우에 대비해 반군에 대한 공습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북부 시아파와 남부 수니파 간 갈등으로 시작된 예멘 내전이 사우디의 가세로 이슬람 종파전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수도 사나에 이어 제3의 도시 타이즈까지 점령해 예멘 정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후티 반군이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반대로 수니파인 하디 정권은 반군에 쫓겨 남부 끝자락인 아덴까지 밀려났다. 이에 따라 수니파 국가들의 리더격인 사우디가 예멘 정부를 지원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예멘의 정국혼란이 자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와 예멘은 1,800㎞에 이르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데 인근 사우디 동부지방은 사우디 내에서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지역이다. 특히 이곳에는 사우디 국민 중 시아파에 속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에 대해 매튜 튤러 예멘 주재 미국대사는 "사우디는 이번 사태로 동부지방에 이란의 영향력이 미칠 것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수니파 동맹국들이 힘을 합쳐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21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에서는 사우디를 포함해 바레인·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오만 등 6개 국가의 안보 관련 장관들이 만나 하디 대통령 정권이 예멘의 합법정부라고 선언했다. GCG는 약 4만명의 지역방위군을 두고 있어 내전이 심각해질 경우 이 국가들이 모두 참가해 이란과 전면전을 벌일 수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예멘 정부 편이다. 안보리는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하디 대통령의 정통성을 지지하며 후티 반군을 비난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여론과 달리 후티 반군이 압도하는 예멘 내 전세를 뒤집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로이터는 전 미국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당장 가세한 사우디의 개입조차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그는 특히 예멘 정부가 반군을 상대할 수 있는 군사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하디 대통령이 현재 꼼짝달싹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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