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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9월12일] 행주대교 제방붕괴 물난리
입력2005-09-11 17:31:00
수정
2005.09.11 17:31:00
박민수 <편집위원>
우리 말에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처음에 조금만 손을 쓰면 될 것을 그렇게 하지 못해 나중에 더 많은 피해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온스에 몰고온 재앙도 천재니 인재니 논란이 많다. 자연의 엄청난 힘 앞에는 어쩔 수 없지만 뻔히 예상되는 재난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어리석어도 한참 어리석다.
1990년 9월12일 한강 하류의 제방이 무너져 고양군(현 고양시) 일대가 물바다가 됐다.
전날 밤부터 쏟아부은 비는 이날 새벽3시50분쯤 행주대교 하류 쪽 2㎞ 지점인 고양군 지도읍 신평리 5m 높이의 제방 100여m를 무너뜨렸다.
무너진 둑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 한강 탁류는 고양군 행주평야를 비롯, 지도읍ㆍ신도읍ㆍ일산읍ㆍ원당읍ㆍ화전읍ㆍ송포면 등 고양군 일대 7개 읍ㆍ면농경지와 주택을 삽시간에 휩쓸었으며 침수지역은 내륙지역까지 확산됐다.
제방이 붕괴되자 10개 주민 1,000여가구 4만여명이 인근 야산이나 국민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재산피해액은 300억여원.
1932년 축조된 이 제방은 1984년 9월의 서울 대홍수 때도 둑에 틈이 생겨 강물이 스며드는 등 유실위기를 맞았지만 응급복구에 나서 위기를 넘긴 적이 있었다. 그러나 1985년 둑 보수공사를 하면서 제대로 보수하지 않고 날림공사를 했다가 이날 이 같은 피해가 재연된 것이다.
정부는 서울인구 분산책의 일환으로 일산ㆍ분당ㆍ산본ㆍ평촌 등 위성도시를 건설하면서 수방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마구잡이로 집만 짓다가 화를 불러일으켰다.
이제 태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절이다. 나비에 이어 앞으로 몇 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할지 모르지만 미리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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