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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서울 전셋값… 이사 성수기 지났지만 상승세 안꺾여

저금리 탓 월세 전환 가속 물량 없는데 수요는 꾸준

이사철 길어지며 강세 지속

매매 가격도 덩달아 올라… 아파트 한채 평균 5억 눈앞

/=연합뉴스


봄 이사철 성수기가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서울 전세 시장의 상승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예년의 경우 이르면 3월 말부터 전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거나 상승세가 주춤해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올해는 5월로 들어선 지금까지도 꾸준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전세 가격이 견조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전세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지난 4월 말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억원에 1만원 못미치는 4억9,999만원을 기록했다. 조만간 5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일 기준 서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25% 올랐다. 서울 전세 가격은 지난달 20일과 27일 기준으로는 전주 대비 각각 0.24%, 0.25% 올라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세 가격 상승세는 과거와 대비된다. 지난해 서울 전세 가격은 봄철 이사 시기가 끝나가는 3월 말부터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3월31일 기준 서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해 처음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후 소폭 상승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연초 이사철을 앞둔 시점과 비교해서는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으며 지난해 4월21일에는 -0.03%, 4월28일에는 보합, 5월5일에는 -0.02%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2013년에도 4월 이후에는 전세 가격 상승세가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의 경우 4월15일 처음으로 전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이후에도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서울의 전세 가격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전국 전세 가격은 4일 기준 0.15% 상승해 지난달 20일 이후 3주 연속 상승폭이 줄었다. 수도권과 지방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서울 지역의 전세 가격이 떨이지지 않는 것은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 가속화, 낮아진 금리, 그리고 아파트 입주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4분기 서울 지역의 전월세 거래량 12만814건 중 월세 거래량은 4만 7,663건으로 39.5%를 차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영향으로 월세 전환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재건축·재개발 이주 수요도 많은 상황이다. 반면 신규 입주 물량은 많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5월 서울 지역의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205세대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5월의 4,002세대의 5%에 불과한 수준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전체적으로 보면 서울 지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의 40~45%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이어 "특히 올해는 분양 물량이 너무 많이 쏟아지면서 2~3년 후 입주 시점에 새 아파트에 입주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당분간 전세로 머무르길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전세 시장의 수요와 공급 불일치가 지속되고 있으며 전세 가격 상승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5월 이전에 끝났던 봄 이사철도 길어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통상 봄철 이사철은 짧은데 올해 유난히 길어지고 있다"며 "지금 전세 계약을 한다는 것은 6월 말~7월 사이에 입주한다는 건데 지난해와 재작년을 봐도 이런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다가구나 연립 등이 계속해서 잘 나가는 것도 이처럼 봄 이사철이 길어지고 아파트 전세 시장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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