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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도 같이” 황선홍ㆍ박항서 감독 각각 사퇴

#1.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첫 경기 폴란드전. 황선홍은 전반 26분 선제골을 넣은 뒤 벤치로 달려가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거스 히딩크 당시 감독을 지나친 뒤 박항서 코치의 품에 안겼다. 히딩크 감독은 포옹을 할 준비를 하다가 황선홍이 지나치자 머쓱해하며 뒤로 돌아섰다. #2.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6강 전망을 묻는 질문에 박항서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우리 팀과 황선홍 감독 팀이 제일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우리는 충분히 해볼만한데 거기에 왜 끼어넣는지 모르겠다”며 맞받아쳐 폭소를 자아냈다. 황선홍 감독과 박항서 감독의 우정은 축구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각별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두 감독은 5일 각각 소속팀에서 사퇴했다. 올해로 부산과 3년 계약이 만료되는 황 감독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은 올해 정규리그 초반 선두권을 달렸으나 지난 7월 황선홍 감독의 ‘포항 사령탑 내정설’이 퍼지면서 팀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후반기 들어 2승 밖에 거두지 못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박항서 감독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지난 2008년 1월 부임해 3년간 전남을 이끈 박 감독은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아 있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다. 전남은 올해 최종전을 남겨놓고 7승8무12패(승점 29)에 그쳐 6강 플레이오프가 좌절된 상황이다. 누구보다 우정이 돈독한 ‘뜨거운 형제들’이 동시에 프로축구 무대를 떠나 축구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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