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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社 인수후 횡령·주가 조작, 간 큰 조폭

유흥업소·건설 이권 개입이어 금융시장까지 노려<br>검찰, 기업사냥꾼과 결탁 조직폭력배등 10명 기소


증시에 상장된 회사를 인수한 뒤 회사 돈을 빼돌리고 주가를 조작한 조직폭력배 일당이 검찰에 기소됐다. 과거 조직폭력배들이 유흥업소와 건설 관련 이권사업에 개입했다면 최근 조직폭력배들은 기업사냥꾼ㆍ사채업자 등과 결탁해 증권시장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희준)는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뒤 회사 돈을 빼돌리고 주가를 조작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기업사냥꾼 김모(44)씨를 구속 기소하고 노모(46)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회사를 공동운영하며 자산을 탕진하고 주주 등을 협박한 '김제읍내파' 조직폭력배 이모(46)씨를 구속 기소하는 등 모두 10명을 기소하고 '콜박스파' 조폭 장모(41)씨 등 5명을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2007년 사채업자들에게서 돈을 빌려 100억원대의 건실한 매출을 올리던 코스닥 상장사인 공기청정기 제조회사 CTC사를 인수한 뒤 지난해 4월까지 회사 돈 306억원을 빼돌려 유흥비∙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유상증자를 하면서 사채로 주식대금을 납입했다 다시 인출해 빚을 갚는 이른바 '가장납입' 수법으로 237억원 상당의 회사 주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회사 자본이 잠식되자 분식회계를 하거나 주주가 주식을 대량 매도할 경우 폭행∙감금∙협박을 가하기도 했다. CTC사는 2001년 대한민국 벤처기업 최우수상을 받은 유망업체로 2007년 조직폭력배가 인수한 뒤부터 매출이 50억원 이하로 급감해 올해 3월 결국 상장폐지됐다. 이 과정에서 개미투자자들은 최대 6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검찰은 사채업자를 동원해 무자본으로 코스닥 업체 두 곳을 인수합병하고 회사 돈을 빼돌린 '범서방파' 중간간부 김모씨와 이권계약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20억여원을 챙긴 '콜박스파' 조직원 등 8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분식회계와 불법적인 차입매수(LBO) 방법으로 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뒤 횡령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조폭들이 주류도매상이 유흥업소를 갈취하는 전통영역에서 건설시행사 등 부동산영역으로 침투했고 이제는 금융시장으로 파고들었다"며 "금융시장 교란행위는 불특정 다수의 개매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민생침해범죄로 피해 정도와 범위가 광범위해 집중단속을 벌일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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