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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을 이어온 백제의 봄 '공주', 극락교 건너 마곡사 가는길… 풍경소리는 왜 이리 구슬픈지

고구려 맞서 싸운 공산성 굽이치는 금강이 한눈에

백제 타임캡슐 무령왕릉 역사·생활용품 고스란히

전통구들장 한옥 바닥에 지친몸 누이면 여독이 싹

공산성은 백제가 고구려의 공격을 막아낸 후 전열을 정비하고 중흥을 도모한 곳으로 다섯 명의 왕에 걸쳐 64년간 역사를 써내려간 곳이다.

봄이 한창인 마곡사의 안뜰에는 5월6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신도들이 소원을 빌며 걸어놓은 연등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이학식당의 국밥은 60년을 이어온 공주의 명물이다.

공주는 부여와 함께 백제 문화의 잔흔을 볼 수 있는 중요한 관광지다. 패전국의 유적이 훼손돼 후세에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꿰뚫는 공통점이거니와 백제 역시 신라·당의 연합군에 패퇴하면서 옛 영토 어디에도 온전한 자취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부여와 공주 등 몇몇 곳에만 옛 영화의 흔적들이 후손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 중에서도 공주가 백제의 유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피장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무령왕릉과 공산성을 비롯한 백제의 유적들이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성급한 계절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백제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공주로 발길을 옮겨보았다.

◇공산성=BC 5년 온조왕이 위례성에 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후 500여년간 한강을 중심으로 번성하던 백제는 475년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패퇴한 후 지금의 공주인 웅진으로 도읍을 옮겼다. 공산성은 백제가 고구려의 공격을 막아낸 후 전열을 정비하고 중흥을 도모한 곳으로 다섯 명의 왕에 걸쳐 64년간 역사를 써내려간 곳이다. 475년 고구려의 침략으로 도성인 한성이 함락되고 개로왕이 전사하자 뒤를 이어 백제 제22대 왕으로 즉위한 문주왕이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하면서 공산성은 백제의 도성이 된다.

공산성은 백제 시대 이후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천을 겪어온 역사의 터전으로 성내에는 백제 때 건물터를 비롯, 통일신라·고려·조선 시대의 자취가 산재해 있다. 산성 안에는 왕궁지·연은사·쌍수정·진남루 등 많은 문화 유적이 남아 있고 전망대에 오르면 굽이치는 금강의 물결과 공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무령왕릉=공산성 건너편에는 백제 왕과 왕족 무덤 7기로 이뤄진 송산리 고분군이 있다. 이 가운데 무령왕릉에서는 국보급 유물이 무더기로 쏟아져나왔고 이곳에서 나온 108종 2,906점의 유물은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무령왕릉은 지난 1971년 7월5일 송산리 제5·6호 고분의 침수 방지를 위한 배수로 공사 중 우연히 발굴된 고분으로 부장품인 지석에 무덤의 주인공이 무령왕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기록되어 있었다. 무령왕릉은 삼국시대 왕릉 중 피장자의 신원을 알수 있는 유일한 무덤으로 백제사 연구에 단초가 됐다. 이와 관련해 학계에서는 "무령왕릉의 발견은 웅진 백제시대의 타임캡슐을 연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였다. 지석과 더불어 이곳에서 발견된 관 장식과 장신구, 생활용품들은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나 초라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라는 기록이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음을 웅변하고 있는 만큼 백제사를 개괄하는 차원에서라도 둘러볼 만하다. 충남 공주시 왕릉로 37-2(웅진동 57).

◇봄이 피어나는 절, 마곡사=백제 의자왕 3년(643년)에 자장율사가 짓고 고려 명종 2년(1172년)에 보조국사가 중건한 절로 해마다 이맘때면 마곡사 주차장을 지나 1.5㎞ 정도 이어지는 희지천 옆길을 따라 벚꽃잎이 눈처럼 휘날려 장관을 이뤘다. 하지만 올해에는 일찍 온 봄 탓에 벚꽃의 꽃잎은 적잖이 떨어지고 대신 연두색 신록이 가지 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천변을 따라 희지천을 가로지르는 극락교를 건너면 불어오는 봄바람에 풍경소리가 날리는 마곡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희지천에는 팔뚝 만한 잉어와 붕어가 살고 있어 절을 찾는 불자들의 구경거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수달들이 희지천에 터전을 잡으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물고기는 씨가 마르고 말았다. 물고기가 사라지자 수달도 희지천을 떠나고 냇가에는 졸졸 흐르는 물길의 기척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극락교를 지나 마곡사의 북원으로 향하면 오층석탑과 대광보전·대웅보전이 객을 맞는데 이 중 오층석탑은 상륜부의 복발(탑의 장식)이 라마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특이한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동행한 문화관광해설사는 "대광보전의 참나무 자리는 100일 기도를 드리며 참나무 자리를 짠 앉은뱅이가 일어서서 걸어 나갔다는 전설이 전해져오고 있다"며 "대웅보전에 대해서는 이 건물의 기둥을 얼싸안고 한 바퀴 돌면 6년씩 수명이 연장된다는 전설도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운암리 567).

◇공주한옥마을=새롭게 공주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한옥마을은 전국구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지 이미 오래다. 거실·안방은 물론 다용도실과 옷장·화장실을 안으로 들여 현대인이 살기에 적합한 구조로 집을 꾸며놓았다. "전통 구들에 장작불을 때서 난방을 하기 때문에 미지근한 현대식 보일러 난방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해설사의 설명이다.

냉난방시설이 완벽한 한옥에는 편백나무로 만든 욕조가 갖춰진 히노끼탕도 구비돼 있다. 1박을 할 경우 사용시간은 당일 오후4시부터 다음날 오전11시까지며 화재 방지를 위해 취사는 공동취사장을 이용해야 한다. 객실 예약 및 이용요금 문의는 (041)840-8900, 홈페이지(http://www.gongju.go.kr/hanok.do)에서 하면 된다. 공주시 관광단지길 12(웅진동 337).

/공주=글·사진 우현석객원기자











여행수첩

■ 이학식당



공주를 대표하는 맛집을 꼽으라면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집이 이학식당이다. 이학식당의 대표메뉴는 국밥인데 쇠고기와 파로 우려낸 국물이 달콤하고 시원하다. 1954년부터 문을 열어 오일장이 서던 시절 장터 손님을 상대로 국밥을 말아내던 이 식당은 60년의 관록을 자랑한다. 이 집의 국물은 줄기 부분이 유독 긴 '옴파'만 사용하기 때문에 조미료 없이도 진한 단맛을 낸다. 육수는 사골을 24시간 동안 우려낸 국물에 한우 양짓살을 더해 끓여낸 것으로 구수한 맛을 낸다. 국밥과 더불어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로 돈가스가 있다. 국밥집에서 돈가스를 파는 이유는 애초에 이 집이 일식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란다. 깊은 맛의 국밥에 비해 돈가스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편이다. 공주시 중동 147-58 (041)855-2455

■ 잠잘 곳

금강관광호텔 : (041)852-1071, 충청남도 공주시 전막2길 16-11(신관동 595-8)

향수장여관 : 공주시 중동1길 13-1 (041)852-3579

한일파크 : 공주시 전막2길 10-5 (041)854-6636

■ 관광안내소

공산성 관광안내소 (041) 856-7700

무령왕릉 관광 안내소 (041) 856-3151 충남 공주시 왕릉로 37-2

■ 템플스테이

-갑사 (041)857-8921

-마곡사 (041)841-6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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