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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사설/4월 23일] 개성공단 파행의 피해자는 북한

개성공단 특혜를 재검토하겠다는 북한의 일방적 통고로 끝난 지난 21일 남북당국 간 접촉은 남북 경제협력에 회의를 갖게 한다. 그래도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실낱 같은 희망을 가졌으나 무례로 일관한 북한의 태도는 대화상대인지조차 의심스럽다. 개성공단 관련계약의 재검토 요구로 그렇지 않아도 위태로운 개성공단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져 공단폐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각오해야 할 판이다. 북한의 통고 내용은 예상대로 돈을 더 챙기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개성공단 카드로 계속 남한 정부를 압박하면서 최대한 실리를 얻으려는 전략이다. 북한은 그동안 개성공단의 남측 당국자 추방 및 통행 차단과 사람을 감금하고도 면회조차 거부하는 등 변덕과 협박을 반복해왔다. 앞으로도 이를 볼모로 남한을 압박할 것이 확실해 개성공단은 북한 개방의 교두보는커녕 계륵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개성공단에 입주한 것은 싼 땅값과 임금에 남북경협이라는 사명감 때문이다. 이런 혜택이 없다면 굳이 개성공단에 입주할 이유가 없다.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에 많은 외화를 안겨줘 남북한 모두에 ‘윈윈’이 되는 대표적 사업이다. 개성공단을 통해 적지않은 실리를 챙기면서도 북한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릴 경우 개성공단이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문제는 북한이 남북 간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막무가내식 협박전술로 나오는 데도 적절한 대응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북한이 예측 불가능한 정권임은 잘 알려진 일이지만 갈수록 도가 심해져 걱정이다. 그동안 퍼주기식 지원으로 잘못 길들인 책임도 크다. 남한이 PSI에 가입할 예정이라 북한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보다 강경한 개성공단 카드를 들고 나올 수도 있다. 재협상을 하더라도 정부나 진출기업 모두 원칙에 따른 냉정한 대응이 요구된다. 더 이상 퍼주기식은 안 된다. 공단폐쇄라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북한도 한반도 번영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구태의연한 협박전술을 버리고 개성공단 정상화와 남북대화에 성실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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