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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피에타'에 각자 삶ㆍ재능 존중받는 사회 꿈 담아"

“베니스영화제서 상 받으면 애국가 부르겠다”

“작은 수직사회가 거대한 수평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영화 ‘피에타’에 담았습니다. 각자의 삶과 재능을 존중받으면서 경쟁하는 게 우리가 꿈꾸는 사회 아니겠습니까.”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8월29일~9월8일) 경쟁부문에 초청된 김기덕(51) 감독은 29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영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 주제와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오는 9월6일 국내 개봉되는 이 영화는 잔혹한 방법으로 빚을 받아내는 남자 강도(이정진 분) 앞에 갑자기 엄마(조민수 분)라는 여자가 찾아온 뒤 겪게 되는 혼란과 이후 드러나는 비밀을 그린 김 감독의 18번째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의 특징에 대해 “엄마로서의 미안함과 아들이 느끼는 엄마의 부재가 잘 충돌하고 그 안에서 서서히 다이너마이트처럼 폭발해가는 구조”라고 설명한 뒤 “서로를 식인화(食人化) 하는 현대사회에서 (영화감독인 저로서는) 이런 영화 소재를 붙잡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 영화가 베니스영화제에 7년만에 가고 그게 ‘피에타’인 것이 내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혹시 (상을) 받는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 1절을 부르겠다. 그리고 다음 영화를 꼭 만들겠다”고 답했다.

마르코 뮐러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 체제에서 한국 영화들이 본선 진출을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여러 이유가 있을텐데 많은 한국 영화들이 칸영화제에 집중했고 집행위원장의 성향도 우리 영화에 초점을 두지 않은 것 같다”고 풀이한 뒤 “이번을 계기로 동시대의 한국 감독ㆍ후배들이 국제적으로 소개되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적 발언도 했다. 김 감독은 “최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가 현대사회가 지나친 수직경쟁 구도라는 얘기를 하면서 존경하는 분으로 손석희 교수와 이창동 감독을 거론했는데 한 명을 빼먹었다. 정치인으로서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문재인씨가 나한테 배움을 주는 것 같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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