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아침 한 일간지는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이 숨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여야의 유력 정치인 14명에게 불법 자금을 제공한 내역을 담은 로비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장부에는 현 정부의 유력 인사뿐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중진의원 등 야당 정치인 7∼8명의 이름도 들어가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보도가 나온 뒤 여의도 증권가의 ‘찌라시’(사설정보지)는 물론 트위터, 카카오톡 등에는 야당의 중진인 K, C 의원 등 8명의 이름이 담긴 리스트가 돌았다.
K, C 의원을 포함한 야당 의원 7명의 이름이 담긴 또 다른 버전의 리스트도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으며, 인터넷 사이트에는 관련 기사와 댓글이 줄을 이었다.
특히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베(일간베스트)’에는 ‘성완종 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의혹을 사는 의원들이 실명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의원들과 그 보좌관들은 “사실무근”이라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성완종 리스트에 야당 인사들이 추가로 거명된 데 대한 트위터 이용자와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누리꾼 ‘spee****’는 “리스트에 오른 XXX들 확실히 수사해서 쳐 넣어라. 이것이 대한민국의 정치를 발전시키는 길”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 언론사의 관련 기사에 “여야 누구를 막론하고 리스트에 적힌 정치가들은 완전히 퇴출시켜야 한다”면서 “성완종 씨는 ‘대한민국 정치개혁의 횃불’이자 ‘살신성인의 영웅’으로 칭송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리꾼 ‘neca****’도 “타인에게는 엄한 잣대를 들이대고 자신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야당 의원님들 클래스를 좀 보소”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여야가 무슨 상관인가. 오로지 진실대로, 안 받은 억울한 사람들은 모두 면죄 받고, 받은 사람은 당을 떠나서 처벌되고, 명명백백히 사실관계대로만 정의롭게 결론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beau****’란 누리꾼은 “선거 앞두고 어떻게든 야당을 비리에 묶으려고 검찰이 저렇게 신속히 광범위하게 수사를 하는 것”이라며 “야당 잡기(용) 검찰수사”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또 ‘ljwm****’이란 누리꾼도 “여당 인사 = 무혐의(증거 불충분), 야당 인사 = 구속기소 장담함”이라고 써 편파수사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다른 누리꾼도 “검찰의 수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권 실세들에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성완종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주장하는 정치인들의 명단이 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데 대해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인터넷과 온라인이 기본적인 정보 전달과 의사소통의 도구가 되면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예전보다 더 빠르게 확산하고 기정사실화되는 현상이 있다”며 “그럴수록 정부든, 수사기관이든 좀 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알려야 사회적 의혹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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