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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성, 숨진 남편의 정자로 아이 갖는다
입력2005-12-21 08:00:13
수정
2005.12.21 08:00:13
자동차 사고 당한 남편서 정자 샘플 추출, 법정 투쟁 '승리'
호주에서는 숨진 남편에게서 채취한 정자를 사용해 아이를 갖기를 원해온 한 여성이 7년여에 걸친 법정 투쟁 끝에 드디어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호주 빅토리아주 민사행정 심판소는 20일 신원이 공개되지 않는 한 여성(36)에게 지난 98년 7월 빅토리아주에서 자동차 사고로 숨진 남편의 정자를 사용해 뉴사우스 웨일스주에서 인공수정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호주 신문들이 전했다.
이 여성은 남편이 자동차 사고로 숨진 이튿날 법원의 허가를 받아 남편의 시신에서 정자 샘플을 추출해 냉동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그 후 남편의 정자를 사용해 인공수정을 하려고 했으나 빅토리아주롭 헐스 법무장관이 이 여성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 이어 최고 법원도 본인의동의 없이는 배우자의 정자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빅토리아주 인공 수정 관련법에 위배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사용 불가 판정을 내렸었다.
이 여성은 수도권 지역에서도 남편 정자 사용허가를 받으려고 했으나 당국으로부터 거부당했다.
그러나 이 여성은 뉴사우스 웨일스주에서는 그 같은 문제가 법적으로 걸림돌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냉동된 정자를 가지고 다른 주에 가서 인공수정 시술을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빅토리아주 민사행정 심판소에 제출했었다.
이날 심판에서 스튜어트 모리스 판사는 이 여성에게 시드니로 가서 남편의 정자를 사용해 인공수정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히고 "이는 합법성의 문제라기보다는 추출된 정자를 다른 주로 가지고 가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느냐 마느냐 하는 재량권의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이미 숨졌다는 사실 때문에 이 여성이 불이익을 입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남편의 가족들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어린 시절부터 사귀어온 사이로 이들관계는 상호 이해와 협조아래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남편이 죽기 전까지만 해도 집을 장만하고 아이를 갖는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며 이 여성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는 이어 이 여성은 아이를 무척 갖고 싶어 하고 있으나 재혼을 하거나 다른남자의 정자를 사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한 뒤 평생의 반려자로 여기고 있는 숨진 남편의 정자를 사용해 아이를 갖기를 간절히 원하는 이 여성의 입장에전폭적인 이해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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