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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에] 셰일가스는 구세주인가


안의식 논설위원 miracle@sed.co.kr

올들어 글로벌 에너지업계의 화두는 셰일가스(shale gas)다. 실제 셰일가스 개발로 미국내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자 세계는 깜짝 놀랐다. 단위(mmbtu)당 최고 10달러까지 가던 미국내 천연가스 가격이 올해 상반기 2~3달러 수준에서 유지됐다. 그러자 세계는 앞으로 미국의 셰일가스가 전 세계로 수출되면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며 흥분했다. 석유ㆍ석탄의 시대가 가고 가스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왔다. 특히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반 원전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힘을 잃자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대됐다. 우리나라 역시 청와대에서 셰일가스 관련 특별회의가 열리고 지식경제부에서 셰일가스 종합전략을 발표하는 등 행여 글로벌 셰일가스 경쟁에서 뒤 쳐질까 종종걸음 치며 따라갔다.

그러나 정말 셰일가스가 지금의 낮은 가격을 유지하며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구세주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먼저 셰일가스의 본산인 미국의 최근 상황을 보자. 올들어 미국의 셰일가스 시추공과 시추장비(rig)수는 9% 감소했다. 또 셰일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됐던 시추장비들이 속속 원유개발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미국내 4대 셰일가스 개발 서비스 회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0억달러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유는 미국내 천연가스 시장가격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기 때문. 셰일가스 생산비는 단위(mmbtu)당 4달러수준. 그러나 미국내 가스 가격은 지난 4월 1.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셰일가스 생산이 다소 주춤하고 환경문제가 제기되면서 현재 3달러 중후반대까지 오른 상태다. 그럼에도 여전히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시장가격 때문에 많은 셰일가스 개발회사들이 도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내 셰일가스 생산이 줄면서 가격도 5달러 정도 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비해 생산비가 훨씬 비싸다. 단위당 7~8달러, 일부에서는 10달러선까지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셰일가스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싼 에너지로 유지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미국내 셰일가스 가격이 비록 낮게 유지된다 해도 미국만의 잔치로 끝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미국은 우리가 2017년부터 도입키로 한 사빈패스(Sabine Pass)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천연가스 수출을 막고 있다. 전통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중시해 온 정책 때문이다. 앞으로 셰일가스 수출을 본격적으로 허용할 것인가의 여부를 둘러싸고 미국내에서도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을 크게 하락시킬 만큼 대규모로 천연가스 수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중동이나 러시아의 천연가스 보다는 개발ㆍ생산비가 훨씬 비싼 셰일가스를 국제시장에 내다팔아 굳이 천연가스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석유메이저들은 그동안 중동지역에서 원유뿐 아니라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아시아지역에 수출해 큰 돈을 벌었다. 만일 미국이 셰일가스 수출을 본격화한다면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게 되고 석유메이저들의 수익도 줄게 된다.



블록화된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 구조도 셰일가스의 영향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글로벌 가스 시장은 미국-캐나다의 파이프라인, 러시아-유럽의 파이프라인, 중동 및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LNG라인 등 3개 권역으로 구분돼 각각 별도의 가격산정 기준에 따라 거래된다. 따라서 우리와 북미 천연가스 가격차이가 크지만 시장이 각각 단절돼 있기 때문에 영향은 크지 않다.

셰일가스 개발을 둘러싼 환경오염문제도 있다.

물론 앞으로 세계 최대 셰일가스 매장량을 갖고 있는 중국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설 경우 상황은 또 한번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수준은 아직 미국에 비해 훨씬 뒤 떨어진 상태다. 중국 셰일가스가 경제성을 갖춘 상품으로 등장하고 세계에너지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되기까지에는 아직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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