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너지 공기업의 방만 경영과 많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해외사업 상당 부분을 매각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다.
광물자원은 시장에 유통되는 다른 재화와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자원은 유한해 고갈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정 지역에 편재하는 희소성을 띄고 있다. 따라서 수요공급과 가격결정 과정이 기존의 경제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의 자원을 확인하고 개발하는 과정에는 많은 자금과 기술·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탐사-개발의사결정-인프라 건설에만 최소 5년이 소요된다. 또 해당 국가의 인허가 절차와 현지 사정에 따라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즉 장기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로 10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이 자원개발이다.
그러나 일반 재화처럼 생산원가 형태로 광물가격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므로 개발 성공시 높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탐사나 개발과정에서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중간에 개발을 포기하기도 한다. 광산개발에 실패하면 투자된 자본금은 거의 소멸된다. 이 때문에 민간 기업은 짧은 시간 안에 수익을 얻기를 기대하지만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높은 리스크는 피하려고 한다. 따라서 민간 기업은 자원개발 진출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기업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이 자원산업이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확보한 사업들을 면밀히 재검토해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좋다. 다만 여기서 신중해야 할 것은 탐사와 개발사업들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줘야 한다는 점이다. 또 단순히 지분만 보유하고 있는 것은 시장 흐름을 봐서 매각해야만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해외자원 개발은 어느 정부던지 조절은 필요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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